유럽 축구 라리가

로페테기의 실패는 모두의 책임이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때 레알은 팀의 핵심 선수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결별했다. 사실 호날두와의 작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경기 내적인 부분에서는 나이를 먹음에 따라 경기력과 득점력이 하락하고 있었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탈세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따라서 호날두와의 작별은 “올 것이 드디어 왔구나”였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UEFA 챔피언스 리그 3연패 이후 레알은 변화를 원했고 호날두 역시 자신을 원하는 유벤투스를 선택했다. 문제는, 호날두와 작별한 이후 구단 경영진이 보여준 행보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레알에서 최근 3시즌 동안 호날두의 득점력이 하락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꾸준하게 40득점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지난 9년 동안 레알의 전술은 호날두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호날두의 파트너였던 가레스 베일은 오랫동안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고 카림 벤제마는 2015/2016시즌 이후 득점력이 대폭 하락했다. 즉, 레알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때 호날두와의 결별 이후 생긴 득점력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다.

 

팀의 시스템을 오랫동안 담당했던 선수가 빠져나가면 당연히 과도기를 맞이하는 법이다. 선수들의 역할에서도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레알은 호날두가 떠난 이후 구단에 새로운 시스템을 입혀줄 수 있고 득점력 문제를 최소화해줄 수 있는 공격수 영입이 절실했다.

 

물론, 레알이 공격수 영입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네이마르와 해리 케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마우로 이카르디 등 여러 선수 영입에 관심을 표했다. 그러나 너무 소극적이었다. 7월에 움직였다면 이카르디를 1억 1,000만 유로(약 1,428억 원)에 영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카르디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끝내 그의 바이아웃 기간을 놓쳐버렸다. 레알은 오직 네이마르만을 바라보다가 이적 시장을 마쳤다.

 

팀이 공격수 영입에 소극적이자 답답했던 것은 로페테기도 마찬가지였다. 로페테기는 구단에 호드리고 모레노 영입을 요청했지만, 경영진은 소극적이었다. 결국, 마리아노 디아스를 영입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마리아노는 호날두의 득점력을 메워줄 수 있는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에 합류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촉망받는 선수지만, 당장 호날두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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