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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언론 마르카, 호날두 비판하며 “레알의 왕은 지금도, 앞으로도 디 스테파노”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스페인 언론 ‘마르카’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언행을 비판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최근에 스페인 언론 ‘엘 문도’는 호날두가 레알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를 보도했다. 첫 번째는, 탈세 문제였고 두 번째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가 자신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자 구단의 존중이 모자란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언제나 자신보다 앞서 거론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해당 언론은 호날두가 “나는 항상 디 스테파노의 뒤에 있는데, 무엇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마르카’는 자신들의 블로그에 호날두의 언행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 스페인 언론은 “한 가지 말해줄게, 크리스티아누. 이번 주 목요일은 역대 최고의 선수 디 스테파노가 흰색 셔츠를 입고 공식적으로 데뷔한 지 64년째 되는 날이다. 디 스테파노가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 레알은 하나의 축구팀이었지만, 그가 떠났을 때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 구단이었다”면서 “25년 동안 두 번의 리그 우승이 전부였던 구단이, 디 스테파노가 떠날 때는 10개의 리그 우승뿐만 아니라 5개의 유러피언 컵(현 UEFA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린 구단이 됐다”라는 내용을 실었다.

 

이어 “크리스티아누, 너는 대단한 선수지만 레알의 왕은 디 스테파노였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레알의 역사는 디 스테파노가 오기 전과 후로 나뉜다. 1902년에 ‘마드리드 FC’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창설한 레알은 지금처럼 압도적으로 강한 팀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라이벌인 FC 바르셀로나와 바스크 지방을 대표하는 아틀레틱 빌바오 같은 팀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디 스테파노가 오기 전에 레알의 리그 우승은 두 번에 불과했다.

 

흔히들 스페인 내전이 끝난 1939년부터 정권을 잡은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비호 아래 레알이 스페인 무대를 정복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레알은 1932/1933시즌 이후 무려 21년 동안이나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회장이 구단의 재건에 힘썼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 당시 레알이었다.

 

그런 레알에 위대한 역사를 안겨주기 시작했던 인물이 바로 디 스테파노다. 1953년 레알에 입단한 디 스테파노는 입단한 첫 시즌에 리그 우승을 안겨줬다. 그리고 1955/1956시즌부터 시작된 유러피언 컵에서 맹활약하며 5시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현재까지 레알의 연속 우승 기록을 깬 구단은 없다.

 

디 스테파노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평범하기 그지없었던 레알의 위상은 그 어느 구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레몽 코파와 페렌츠 푸스카스 등을 비롯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로스 블랑코스의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고 이는 오늘날 레알이 ‘갈락티코 군단’의 이미지를 심어준 첫 번째 계기가 됐다.

 

만약 디 스테파노가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레알이라는 구단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호날두가 레알의 유니폼이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을 수도 있다.

 

레알에서 호날두가 디 스테파노보다 더 뛰어난 플레이를 펼쳤을지라도 ‘선구자’라는 역할을 했던 디 스테파노의 업적이 더 높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