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좀 더 공격적으로 바뀐 라모스
레알의 최후방 빌드업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선수는 라모스다. 그만큼 공격 전개에서 라모스의 존재감은 다른 어떤 선수보다 크다. 특히,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수비수인 그는 뛰어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번 시즌에는 세트피스 상황뿐만 아니라 최후방과 최전방 할 것 없이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시즌 라모스는 마르셀로와 함께 최후방에서 많은 공을 잡는다. 그만큼 경기에 관여하는 비중 자체가 커졌다. 헤타페전에서는 92회의 볼 터치와 8.1%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레가네스전 볼 터치는 123회였고 9.8%의 볼 점유율을 차지하며 이날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지로나전에서는 70회의 볼 터치와 5.3%의 볼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팀은 4:2로 대승했다. 빌바오전에서는 볼 터치 86회와 6.8% 볼 점유율을, AS 로마전에서 76회의 볼 터치와 6.2%의 볼 점유에 성공했다. 지난 에스파뇰전에서는 90회의 볼 터치와 7.3%의 볼 점유를 기록했다.
패스의 숫자도 높다. 라모스는 헤타페전에서 96%의 패스 성공률과 85회의 패스를 기록했다. 이는 119회의 크로스와 106회의 마르셀로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레가네스전에서는 96회의 패스 성공률과 113회의 패스를 성공했다. 이는 이날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물론, 모든 경기에서 라모스의 패스 비중이 높았던 건 아니다. 지로나전에서는 93%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59회의 패스에 그쳤다. 볼 터치 횟수와 함께 패스 수치가 줄어들었다. 빌바오전에서는 94%의 패스 성공률과 70회의 패스를 연결했다. 로마전에서는 89%의 패스 성공률과 66회의 패스에 성공했다. 에스파뇰전에서는 90%의 패스 성공률과 81회의 패스를 연결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볼 터치와 패스 횟수의 여부를 떠나서 이번 시즌 라모스의 움직임을 보면 중앙선을 넘나드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기본적으로 로페테기의 전술은 볼을 점유하면서 기회를 창출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중원은 물론, 상대 진영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게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라모스는 종종 오버래핑을 시도한다.
최근 레알의 경기를 보면 라모스가 크로스와 함께 중앙선 근처에서 공을 주고받다가 다니엘 카르바할이 본래 라모스가 있어야 할 중앙으로 이동하면 상대 진영으로 전진하는 패턴의 플레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공격 상황 시 상대 진영을 압박하기 위해 중원에서 숫자를 더해 좀 더 확실한 공격 기회를 가져가기 위함이다. 단, 이런 플레이는 중원에서 어느 정도 충분한 숫자가 갖춰진 상황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이번 시즌 레알의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라모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라모스의 나이가 올해 만 32살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력 문제와 거친 몸싸움을 즐기는 라모스의 플레이 성향 때문에 이런 플레이를 시즌 내내 유지하기는 어렵다. 로페테기는 언젠가 생길 라모스의 공백을 메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