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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 대표팀 로고에 들어간 ‘적룡’은 무엇일까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A매치나 지난 유로 2016에서 웨일스 경기를 본 사람들이라면 국기와 국가대표팀 유니폼 엠블럼 안에 ‘적룡(赤龍)’이 들어갔다는 걸 기억할 것이다.

 

그렇다면 웨일스 대표팀의 로고에 들어가는 적룡은 무엇일까.

 

적룡은 웨일스의 상징이다. 여기에 얽힌 전설이 있다. 브리튼 섬은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서기 410년경 브리튼 섬에 주둔했던 로마 군대가 철수했다.

 

로마군대가 떠나자 브리튼 땅에 살고 있었던 켈트족들은 다른 민족의 침략을 받기 시작했다. 이들의 침략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던 켈트족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르만족의 일파인 앵글로 색슨족 용병이나 이민자들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앵글로 색슨족이 더 많은 토지와 보수를 요구하면서 분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적룡에 얽힌 웨일스의 전설은 이 시기에 등장했다. 보르티전 왕은 앵글로 색슨 용병들의 반란을 피해 웨일스로 퇴각한 후 마술사들의 조언을 받아 거대한 탑을 세우고자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밤이 지나면 주춧돌이 땅에 가라앉았기에 탑을 건설할 수 없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왕은 마술사들과 대책을 세웠는데, 그들은 왕에게 아버지가 없는 소년의 피를 주춧돌에 뿌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멀린’이라는 소년이 제물로 발탁되어 왕 앞에 나왔다.

 

그러나 멀린은 마술사가 왕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지하에 연못이 있기에 땅이 가라앉는 거라고 말했다. 또한, 그 밑에 용이 잠들어 있다며 연못의 물을 빼라고 주장했다.

 

멀린의 말대로 왕이 연못의 물을 빼자 정말로 두 마리의 용이 잠들어 있었다. 이후 밤이 되자 적룡과 백룡은 전쟁을 벌였는데, 적룡이 백룡을 물리쳤다. 멀린은 보르티전에게 “적룡은 켈트 브리튼족, 백룡은 색슨족이며, 이 싸움은 콘월의 돼지가 나타나 백룡을 짓밟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고 예언했다. 멀린의 예언은 ‘아서 왕’이 앵글로 색슨족을 격파하며 이루어졌다.

 

말 그대로 적룡은 과거 잉글랜드에 대항했던 웨일스의 정신을 반영하는 상징물이고 할 수 있다. 이를 기리기 위해 웨일스는 자신들의 국기와 로고에 적룡을 넣었다.

 

공교롭게도 잉글랜드는 용을 죽인 ‘성 게오르기우스’의 깃발을 국기로 사용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용을 상징으로 쓰는 웨일스를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사진 출처=웨일스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