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에메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 과거 다른 팀들에서는 어땠나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우나이 에메리 아스널 FC 감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에메리는 이번 시즌 파리 생제르맹 FC를 떠나 지난 22년 동안 포병 군단을 지휘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을 대신해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전 에메리가 벵거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아스널은 개막전에서 맨체스터 시티 FC에 0:2로 패했고 2라운드에서는 첼시 FC에 2:3으로 역전패했다.

 

아스널이 리그 2연패를 당하자 이안 라이트를 비롯한 아스널의 전설들은 에메리의 전술적 문제점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와 아스널보다 전력이 우위인 첼시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에메리를 옹호하곤 한다.

 

그렇다면 과거 에메리의 1부 리그 초반 성적은 어땠을까. 에메리는 2004년 3부 리그 팀인 로르카 데포르티바에서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에 알메리아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켰다.

 

라 리가에 입성한 2007/2008시즌 때는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와의 개막전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지만, 발렌시아와 레알 마드리드에 패했다. 그러나 알메리아는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치며 승격팀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듬해 발렌시아에 부임한 에메리는 개막전에서 RCD 마요르카를 3:0으로 대파했다. 에메리의 발렌시아는 리그 10경기 동안 7승 2무 1패만을 기록했다. 발렌시아는 2008/2009시즌을 리그 6위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듬해 리그 3위를 차지했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지휘봉을 잡은 2012/2013시즌에는 개막전에서 알라니야 블라디캅카스를 2:1로 꺾었다. 여기에 FC 볼가 니즈니노브고로드와 디나모 모스크바를 연달아 격파하는 등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0:5로 패한 걸 시작으로 무너졌다. 모스크바는 10경기 동안 6승 1무 3패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었고 에메리는 시즌 도중 경질됐다.

 

이듬해 1월, 미첼 곤잘레스 감독을 대신해 시즌 도중 세비야 사령탑에 오른 에메리는 헤타페와의 데뷔전에서 1:1로 비겼다. 에메리는 초반 10경기 동안 5승 1무 4패라는, 비교적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당시 세비야는 지금처럼 상위권 팀이 아닌, 중하위권 팀이었다. 2012/2013 시즌을 9위로 마친 세비야는 다음 시즌 리그 5위를 차지했다.

 

2016/2016시즌에 파리 감독직을 맡으며 리그 앙 개막전에서 SC 바스티아에 1: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파리는 리그 앙에서 가장 막강한 전력을 갖춘 팀이었음에도 에메리는 전술적 문제점과 선수 기용이 지적받았다.

 

파리는 리그 10경기 동안 6승 2무 2패에 그쳤다. 해당 시즌에는 AS 모나코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설상가상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에서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1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 원정에서 1:6으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그다음 시즌에는 리그 앙에서 우승했지만, 16강에서 레알에 패했다.

 

이처럼 에메리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리그에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아스널은 벵거가 22년 동안 팀을 이끌었기에 에메리의 전술 철학이 자리 잡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프리미어 리그는 라 리가와 리그 앙과 다르다. 과거 에메리가 이끌었던 발렌시아와 세비야보다 더 좋은 전력을 갖춘 팀들이 많으며, 일정이 빽빽해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