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빅 클럽들의 유망주 선점 현상이 심화하는 세 가지 이유

오래 쓰는 시대와 원금 회수

 

축구가 비즈니스적인 관점이 커지면서, 그리고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면서 우승 경쟁을 다투는 구단들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많은 구단이 자신들의 핵심 선수를 시장에 내놓지 않게 됐다. 그리고 빅 클럽들은 자신들의 경영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

 

이들은 단기간에 우승을 노리는 팀을 만들기보다 계속해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팀을 꾸리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일부 빅 클럽들은 전 세계의 촉망받는 유망주들을 선점했다.

 

유망주들의 장점은 오래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전성기는 만 25살부터 31살까지다.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의 유망주를 영입하면 약 10년 가까이 쓸 수 있다. 특히, 유망주가 기대만큼 잘 성장한다면 경제적인 손실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은 일찌감치 구단의 철학을 이해함과 동시에 조직력을 쌓는 데 유리하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수 본인이 구단이 필요한 철학을 빠르게 습득함과 동시에 경쟁자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승리한 유망주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구단의 향후 10년을 이끌 수 있다. 특히, 막대한 자본으로 구단의 재정이 넉넉해진 만큼, 먹이 사슬의 최상위권에 위치한 빅 클럽들은 잘 키운 선수를 내보낼 이유가 없다. ‘잘 키운 천재 1명이 100명의 사람을 먹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잘 키운 유망주 1명이 구단의 10년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오늘날 선수들은 구단의 중요한 자산이다. 선수는 구단이 곧바로 쓸 수 있는 현금이나 매물로 변할 수 있다. 유망주들도 마찬가지다. 미리 선점해놓으면 그 선수는 구단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자원이나 다름없다.

 

특히, 10대 유망주인 경우 3년 후에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했어도 여전히 20대 초반이다. 즉,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기에 그 점을 높이 평가한 다른 구단이 해당 선수 영입에 뛰어들 수 있다. 그만큼 오늘날 축구 시장에서 선수를 데려오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3년 전 10대 유망주 영입에 거액을 투자했던 구단은 원금 회수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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