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코바시치는 모드리치의 대체자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코바시치를 ‘제2의 루카 모드리치’라고 부른다. 그렇다 보니 코바시치를 모드리치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코바시치는 모드리치의 대체자와는 거리가 먼 선수다.
코바시치의 장점은 세 가지다. 첫 번째, 엄청난 속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상대 진영을 돌파하는 직선적인 드리블과 볼 운반 능력이다. 두 번째, 이를 활용한 전방 압박 능력이 훌륭하다. 세 번째, 중원에서 꾸준하게 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쇼트 패스 능력이다.
문제는 장점 못잖게 단점도 많은 선수다. 코바시치가 선호하는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인데, 정작 코바시치는 레알에 입단했던 2015년이나 지금이나 수비적인 기술력이나 포백을 보호하는 능력 자체는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
또한, 전진 드리블 자체는 호쾌하지만, 이는 상대 진영에서 어느 정도 공간이 허용될 때의 일이다. 상대 수비가 틈을 내주지 않거나 템포를 늦출 경우 드리블 시도 자체가 현저히 줄어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실책을 범하는 경우가 잦다. 특히, 위험 지역에서도 드리블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공을 빼앗겨서 위기를 자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런 성향을 고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저돌적인 플레이 성향 탓에 잦은 부상을 당할 위험성도 높다.
무엇보다 인터 밀란 시절이나 지금이나 마무리 패스가 좋지 않다. 공을 운반하는 능력 자체는 훌륭하지만, 모드리치처럼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조율해주거나 직접 정확한 패스를 찔러주지 못한다. 특히, 필드의 4분의 3지점에서 동료들에게 전달했던 패스가 상대 수비진에 걸려 역습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것이 코바시치가 모드리치의 장기적인 대체자가 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다.
이를 보고 어떤 이들은 레알의 치열한 주전 경쟁 때문에 코바시치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고 할 텐데, 그렇다면 이스코는 뭐란 말인가. 그는 BBC 라인과 크모카 조합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주전 자리를 차지한 선수다. 코바시치가 정말로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면, 그 역시 이스코처럼 경쟁에서 승리해 주전 자리를 차지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물론, 리버풀이라면 코바시치의 이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그가 리버풀로 이적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