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VAR 판정 끝에 얻은 귀중한 득점, 독일과의 경기에서 김영권이 기록한 선제골 장면에는 꽤 놀라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한국 시각으로 27일 밤에 열린 대한민국과 독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의 마지막 경기에서 이변이 벌어졌다. 이미 2패를 거둔 FIFA 랭킹 57위의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격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독일 대표팀은 독일 통일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조 1위를 놓치는 수모를 기록했으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을 구겼다. 더불어 최근 5번의 대회 중 4차례 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 팀이 조별리그의 벽을 뚫지 못하게 되면서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도 유효하게 됐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표팀의 첫 득점 당시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논란이 되면서, 심판위원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현역 시절 명 심판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번 러시아 월드컵의 심판위원장을 맡은 피에를루이지 콜리나가 이 장면을 언급했다.
콜리나는 “심판위원회에서 부심들에게 오프사이드 기를 늦게 들라고 지시했다. 오프사이드로 보여도 플레이가 더 진행된 후에 들으라고 했다”라며 부심들이 오프사이드 기를 늦게 드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영권의 선제골 장면을 보여주며 “이 영상에서 부심은 깃발을 늦게 들었는데, VAR 판독 결과 한국의 골이 인정됐다. 부심이 깃발을 늦게 들었기에 골이 유효하게 되었다”라는 설명을 덧붙이며 오히려 부심의 한발 늦은 판단이 우리 대표팀의 득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바로 VAR 시스템의 등장으로, 부정확한 오프사이드 판독은 잡아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런데 만약 부심이 섣부르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렸다가 공격수가 행동을 멈춰버리면, 골 찬스를 놓치는 경우가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VAR 판독 결과 부심의 오심이 밝혀져도 최대 페널티 킥 선언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완벽한 득점 기회가 무산되고 페널티 킥으로 보상받는다면, 이 팀은 득점 확률이 다소 낮은 페널티 킥으로 다시 득점을 노려야 한다.
따라서 일단 공격 상황이 끝난 이후에 부심이 판단하도록 지시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선수들이 일단 심판의 판단에 크게 휘둘리지 않고 플레이를 끝까지 이어가기 때문에 완벽하게 득점 장면이 벌어질 수 있다. 비록 심판이 오심을 범했더라도, VAR 판독으로 오심을 잡아내면 득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김영권이 일찌감치 부심의 판정에 흔들려 공격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골이 나오지 않았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심의 늦은 판정으로 인해 플레이를 끝까지 이어가며 골망을 갈랐고, 비록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VAR 판독 끝에 득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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