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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 축구의 진수’ 이란, 모로코를 충격에 빠트리다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이란이 늪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한국 시각으로 15일 자정,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1차전 경기에서 이란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란은 특유의 끈끈한 수비 축구로 모로코의 공격을 무력화했고, 결국 후반 추가 시간에 찾아온 프리킥 기회를 결승골로 연결했다.

 

경기 수치를 살펴보면, 이란은 모로코에 주도권을 확실히 넘겨줬다. 볼 점유율 32%, 패스 성공률 58%에 그치며 68%와 81%를 기록한 모로코에 비해 열세였다. 패스 시도 횟수도 217:462로 모로코보다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사르다르 아즈문까지 수비 진영으로 내려오며 사실상 공격 의지가 없어 보일 정도로 수비에 집중했다. 그러다 찾아온 마지막 세트피스에서 날카로운 킥으로 상대 수비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승리를 따냈다.

 

이번 승리로 이란은 아시아 팀의 자존심을 살렸다. 아시아 팀들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매우 부진했다. 이번 대회 역시 이란, 호주, 대한민국, 일본이 본선에 진출했지만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란이 첫 경기를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또한, 이란은 월드컵 통산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무려 첫 승리가 나온 지 20년 만의 일이다. 이란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을 2:1로 꺾으며 역사상 월드컵 첫 승리를 기록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의 극단적인 실리 축구가 B조 전체를 혼란에 빠트렸다. 이란은 스페인, 포르투갈이라는 매우 강한 상대들과 남은 두 경기를 치르지만, 오늘의 수비력이라면 두 팀도 껄끄러울 수 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