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로페테기는 레알이 선택한 최고의 결정이다

끝이 좋지 못했으나, 스페인 대표팀을 잘 이끌었다

 

유로 2016을 끝으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떠나자 스페인 축구 협회는 차기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었다. 호아킨 카파로스와 파코 히메스 감독이 차기 감독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협회의 선택은 로페테기였다.

 

로페테기가 선임되자 그에게 거는 기대 못잖게 우려도 컸다. 지금 레알 팬들이 걱정하듯 로페테기는 지도자 경력이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2015시즌 때 FC 포르투를 이끌고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서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FC 바이에른 뮌헨을 3:1로 격파했지만, 2차전에서 1:6으로 대패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세르히오 라모스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었다. 유로 2016의 결과가 어찌 됐든 델 보스케의 무적함대는 월드컵과 유로 2연패를 차지한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페테기는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대표팀을 개편했고 지금의 젊은 팀으로 바꿨다.

 

어떤 이는 이스코와 다니엘 카르바할처럼 스페인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에 어떤 감독이 왔더라도 잘했을 것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만약 대표팀 감독직이 쉬웠다면, 레몽 도메네크의 뒤를 이은 로랑 블랑 감독의 프랑스는 카림 벤제마와 사미르 나스리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음에도 왜 실패했는가.

 

대표팀의 개편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클럽 감독인 경우 외부에서 선수 영입이 가능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A매치 기간에만 선수들과 훈련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델 보스케의 뒤를 이어 팀을 개편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로 2016에서의 결과가 어찌 됐든 무적함대는 델 보스케 시절에 황금기를 맞이했다. 당연히 많은 이가 그 시절의 향수(鄕愁)를 가질 수밖에 없다.

 

클럽이나 대표팀 모두 부진하면 팬들과 언론은 지금의 감독과 전임 감독을 비교하는 성향이 있다. 로페테기는 델 보스케의 후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든지 스페인 언론으로부터 공격당할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로페테기는 큰 문제 없이 대표팀을 잘 이끌었다. 로페테기의 스페인은 지난 20경기 동안 14승 6무를 기록했다. 특히, 아르헨티나를 6:1로 대파하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끝은 좋지 않았지만, 로페테기의 스페인은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지금 레알은 챔스에서 3연패를 차지한 구단이다. 어느 감독이 와도 지네딘 지단 감독이 남겨준 선수단을 이어받으면서 팀을 개편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특히, 레알이라는 팀의 감독직은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이 뒷받침돼야만 하며, 아무리 많은 성공을 거둬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델 보스케의 뒤를 이어 무난하게 일을 수행했던 로페테기라면, 또 레알의 철학을 잘 아는 인물이라면, 지단의 뒤를 잇기에 충분하다고 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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