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K리그

팀의 기둥뿌리를 시즌 중간에 내준 울산

[풋볼 트라이브=서정호 기자] 월드컵을 앞두고 K리그가 달콤한 휴식기를 가진다. 대부분 구단은 휴식기 동안 체력을 보충하고 부족했던 모습을 토대로 이적시장 계획을 자세히 검토한다. 하지만 정반대의 행보를 보낸 팀이 있다.

 

울산은 26일 오르샤를 크로아티아의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로 이적시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울산은 오르샤를 보내고 100만 유로(한화 12억 5,000만 원)의 수입을 챙겼다. 그러나 울산은 그 이상의 전력을 상실했다.

 

오르샤는 울산 공격의 핵심이다. 주로 왼쪽 윙으로 나서는 오르샤는 출중한 드리블, 정확한 킥으로 울산의 공격을 이끌었다. 빠른 발을 이용해 역습 상황에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고, 측면과 아울러 중앙에 적극적으로 침투하며 직접 득점을 노리는 데도 능하다.

 

지난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오르샤는 리그 38경기에 모두 출전해 10골 3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이자, 공격 포인트다. 특히 이종호와 ‘호르샤’ 콤비를 이루며 뛰어난 호흡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8골 5도움을 터트리며 울산 공격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후반기가 시작할 때 울산의 공격 핵심은 없다. 치명적이다. 울산은 현재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14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한 공격 문제가 심각하다. 리그에서 3번째로 작은 득점 수다. 겨울에 황일수, 주니오, 토요다 등을 영입하며 공격진 보강에 나섰지만, 그 결과는 처참하다.

 

그리고 후반기에는 오르샤와 찰떡궁합을 이룬 이종호가 복귀할 예정이었다. 공격진의 대부분이 변화한 상황에서 자신과 잘 맞던 파트너가 떠나버린 이종호는 컨디션 회복과 함께 팀원들과 다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마땅한 대체자도 없다. 울산은 4-4-2 포메이션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포메이션에서 윙은 공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밸런스를 가져와야 한다. 윙 자원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는 김승준, 김인성, 황일수, 한승규 등이 있다. 그러나 황일수는 투톱의 일원으로 주로 나서고, 김승준, 김인성은 오른쪽이 더 잘 어울린다. 한승규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이다. 오르샤와 비슷한 클래스를 가진 선수가 없다. 이런 실력의 선수는 영입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오르샤의 이적은 더욱 아쉽다. 돈이 부족한 구단이면 이해할 수 있지만, 울산은 가난한 구단이 아니다. 지난겨울 가장 활발한 투자를 한 K리그 구단이 울산이다. 이번 시즌 참가한 3개 대회에서 하나 이상의 우승컵을 천명하며 높은 목표를 세웠지만, 오르샤의 이적은 그 의지가 보이지 않는 행동이다.

 

남은 휴식기에서 오르샤의 공백을 해결해야 할 숙제를 떠안은 울산이다. 이래저래 한숨이 깊어질 김도훈 감독이다.

 

[사진 출처=울산 현대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