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껏 웅크린’ 첼시, 주도권을 넘기고 승리를 가져오다
결승전에서 승리한 팀은 첼시였다. 하지만 결승전은 사실 맨유의 일방적인 게임이었다. 경기 기록지를 살펴보면, 이 말의 의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볼 점유율에서 33:67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고, 슈팅 횟수도 6:18으로 맨유가 3배나 앞섰다. 수비 상황에서 걷어낸 횟수도 첼시가 34회로 단 8번에 그친 맨유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첼시의 수비 상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증거다.
하지만 이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특유의 전략이었다. 비록 이번 시즌 부진했지만, 콘테는 3백 전술을 즐겨 쓰며 상대 공격을 묶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이런 전술적 능력이 가장 빛났던 유로 2016 대회에서는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수비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번 경기에서도 콘테의 ‘웅크리는’ 전략은 성공했고, 맨유는 신나게 주도권을 쥐며 첼시를 압박했지만 승리를 얻지 못했다. 콘테의 전술적 영리함이 빛나는 경기였다.
다만 뒤에서 살펴볼 두 선수가 아니었다면, 이 전략은 실패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