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K리그

패배로 빛바랜 서정원 감독의 대기록

[풋볼 트라이브=서정호 기자]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이 뜻깊은 기록을 달성했지만, 팀의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서정원 감독은 29일 전북 현대 원정 경기를 이끌었다. 이로써 K리그 감독으로서 통산 200경기를 지휘했다. 수원에서만 세운 금자탑이다. 하지만 수원은 전반 바그닝요, 장호익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 속에 전북에 2:0으로 패배하며 사령탑에 승리라는 선물을 선사하지 못했다.

 

서정원 감독은 2009년 U-20 국가대표팀 전력분석원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2년 수원 코치로 부임하며 수원에 자리 잡았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윤성효 감독이 2012시즌을 끝으로 해임되며 2013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첫 감독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38경기에서 15승 8무 15패를 기록하며 리그 5위에 그쳤다. 구단의 지원이 갑작스럽게 줄어들었지만, 수원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하기도 했다. 초짜 감독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것이다.

 

2014시즌은 3백을 도입하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38전 19승 10무 9패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한 시즌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유소년 선수의 비중을 늘렸고, 감독이 직접 선수를 알아보며 알짜배기들을 데려왔다.

 

2015시즌은 2014시즌부터 육성한 유소년들이 번뜩였다. 권창훈, 민상기, 연제민, 구자룡 등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38전 19승 10무 9패를 기록했다. 특히, 권창훈은 국가대표급 선수로 발돋움하며 수원의 보물이 됐다. 염기훈이 35경기 8골 17도움으로 제2의 전성기를 달렸지만, 팀 공격의 핵심 정대세의 공백을 메우는 데 실패하며 리그 2위에 그쳤다.

 

2016시즌은 서정원 감독 최악의 시즌이었다. 후반 막바지 연달아 실점을 허용하며 ‘세오타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생겼다. 그리고 초반 승점을 챙기는 데 연거푸 실패했다. 38경기 10승 18무 10패로 창단 최초로 하위 스플릿에 갔다. 하지만 후반기 조나탄의 활약을 바탕으로 하위 스플릿 1위에 등극했고 FA컵 우승에 성공하며 6년 무관의 악몽을 끊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17시즌은 시즌 초반 ‘세오타임’으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17승 13무 8패로 리그 3위를 기록,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2018시즌은 홈에서 약하지만, K리그 9라운드까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포함, 원정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자신이 지휘봉을 잡은 200번째 경기인 전북 원정에서 2명의 퇴장이라는 수적 열세 끝에 패배하며 기록을 자축하지 못했다.

 

한편, 수원은 서정원 감독의 200번째 경기였던 전북 원정에서 2:0으로 패배하며 리그 선두 전북을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사진 출처=수원 삼성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