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고의 경기
전남 드래곤즈는 개막전 수원 삼성 원정 이후 7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FC서울도 8경기에서 2승을 기록하는 등 양 팀은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 반전이 절실했던 두 팀이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만났다.
서울은 지난 경기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준 조영욱이 있는 왼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공격을 전개했다. 조영욱은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했다. 5분, 안델손이 우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로빙패스를 건넸다. 전남의 수비가 이를 걷어냈고 그 공은 고요한에게 향했다. 고요한은 슈팅하는 척하면서 왼쪽에 비어있던 조영욱에게 패스했다. 조영욱은 이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자신의 프로 데뷔골을 신고했다.
실점 이후 전남은 마쎄도, 완델손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동점 골 사냥에 나섰지만, 마무리에서 부정확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이 무위에 그쳤다. 오히려 19분, 20분 서울이 연이은 세트피스 찬스에서 유효 슈팅을 만들어냈다. 이호승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추가 실점을 내줄 수도 있었다.
위기를 벗어난 전남의 완델손은 26분, 엄청난 속도를 이용해 순식간에 서울 수비진 3명을 벗겨낸 뒤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31분, 심상민이 공간을 보고 준 패스를 조영욱이 바로 왼발 크로스로 연결했다. 자유롭게 서 있던 안델손이 낙하지점을 잘 포착해서 헤딩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전은 서울이 우위를 점한 채 끝났다. 하지만 후반전 전남은 전반과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50분, 이유현이 박스 근처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양한빈이 가까스로 쳐냈던 묵직한 슈팅이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완델손이 낮고 빠른 코너킥을 시도했다. 하태균이 이를 뒤로 내줬고,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은 비어있던 이지남에게 향했다. 이 공을 이지남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동점 골을 뽑아냈다. 복귀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이지남이 팀에 귀중한 득점을 선물했다.
동점 이후 전남의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56분, 이호승의 패스를 받은 완델손이 중앙선 인근에서 유고비치에게 패스를 건넸다. 유고비치는 화려한 턴으로 공을 잡은 후 오른쪽의 하태균에게 공을 넘겼다. 하태균은 중앙으로 들어오는 마쎄도에게 원터치로 패스했고 마쎄도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양한빈에게 막혔다.
하지만 분위기가 한껏 오른 전남이었다. 57분, 완델손이 왼쪽에서 서울 수비 2명을 상대로 공을 지켜낸 후 마쎄도에게 패스했다. 마쎄도는 신광훈을 완벽하게 벗겨낸 후 박스 중앙에 비어있던 유고비치에게 공을 건넸다. 유고비치는 논스톱 슈팅으로 양한빈 골키퍼를 속이며 역전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전반전 이렇다 할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한 전남이 후반전 완벽하게 달라진 것이다.
용광로처럼 달아오른 전남은 무서웠다. 하태균의 포스트플레이, 용병들의 패스워크로 서울의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서울은 전반과 달리 무기력한 모습으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92분, 코바가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호승에게 막혔다. 그렇게 경기는 2:1 전남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전남은 이 승리로 1라운드 이후 8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2018시즌 개막 이후 홈에서 거둔 첫 승리였다. 최근 약한 모습을 보인 서울을 상대로 3연패를 탈출하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전남은 11개의 슈팅(유효슈팅 8)을 시도하며 7개의 슈팅(유효슈팅 5)에 그친 서울을 상대로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짜릿한 역전승, 부진의 늪 탈출, 전후반이 완전히 달랐던 경기 양상, 화끈한 슈팅을 여러 차례 보여준 전남과 서울의 경기가 이번 라운드 최고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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