➂비주전과 주전
비니시우스는 CR 플라멩구의 주전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는 플라멩구의 공격진이 브라질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점도 있지만, 비니시우스가 이번 여름에 레알로 떠날 가능성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머잖아 없어질 선수를 선발 출전시킬 의무는 없다.
반면, 호드리구는 이번 시즌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다. 경기에 나올 때마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며 사실상 산투스의 에이스가 됐다. 어쩌면 네이마르의 진짜 후계자는 비니시우스가 아닌 호드리구일지도 모른다.
유망주들에게 비주전과 주전의 차이는 크다. 출전 시간이 적다는 건 그만큼 성장할 시간을 얻지 못한다는 점과 동시에 많은 경험을 쌓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한계에 직면하고 그걸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인물로 성장한다. 이는 유망주도 마찬가지. 많은 시간을 소화하면 한계에 부닥치는 경우가 잦아지지만, 동시에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도 길러진다.
선수들도 마찬가지. 유망주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승리의 기분과 패자의 심정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한다. 특히, 브라질 리그처럼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기술력을 중시하는 리그에서는 부상 위험성을 떠안더라도 많은 시간을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브라질 선수 모두 뛰어난 잠재력을 갖췄고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러한 차이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물론,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는 어리고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은 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내년에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사람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네이마르와 필리페 쿠티뉴, 카세미루 같은 1992년생 이후 브라질 유망주들에게 걸었던 기대가 이렇게까지 큰 적은 드물었다. 과연 누가 브라질의 왕이 될까. 그리고 누가 차기 발롱도르 수상자가 될까.
어쩌면 지금은 브라질 축구계가 가장 행복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산투스 FC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