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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데뷔전의 사나이, MLS 데뷔전에서는..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갤럭시로 이적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데뷔전부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시각으로 1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텁허브 센터에서 LA 갤럭시와 로스앤젤레스 FC 간의 ‘LA 더비’가 펼쳐졌다. 경기 결과 LA FC에 먼저 세 골을 내준 LA 갤럭시가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LA 갤럭시는 LA FC의 에이스, 카를로스 벨라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5분과 26분에 연속골을 내주며 단숨에 0:2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3분 만에 중앙 수비수 다니엘 스테레스의 자책골로 0:3이 되었고, 이대로라면 홈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경기를 마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LA 갤럭시엔 즐라탄이 있었다. 후반 16분에 만회골을 득점한 LA 갤럭시는 후반 26분에 즐라탄을 투입하며 파상공세에 나섰다. LA 갤럭시 팬들은 열렬한 환호로 즐라탄에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즐라탄 투입 이후 2분 만에 2:3까지 따라잡았고, 경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즐라탄이 폭발했다. 후반 31분, 상대 골문과 30m도 더 떨어진 거리에서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팀의 동점골을 득점하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즐라탄은 경고를 불사하고 상의를 탈의했고, 패색이 짙던 경기가 동점이 되자 LA 갤럭시의 홈팬들은 열광했다. 즐라탄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이 막 시작된 45분경,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헤딩했다. 상대 골키퍼가 방해했지만, 즐라탄의 헤딩슛은 골문을 갈랐다.

 

이번 경기를 통해 즐라탄은 자신이 ‘데뷔전의 사나이’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즐라탄은 스웨덴의 말뫼 FF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AFC 아약스, 유벤투스 FC, FC 인터밀란, FC 바르셀로나, AC 밀란, 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LA 갤럭시까지 8번이나 팀을 옮겼다. 새 구단에서 데뷔전을 무려 8차례나 치른 셈인데, 즐라탄은 AC 밀란 데뷔전을 제외하면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징크스를 오늘도 지켰다.

 

즐라탄은 입단식에서 “벤자민 버튼처럼 젊어진 느낌이다”라는 답변을 남긴 바 있다. 아직도, 즐라탄은 건재하다.

 

[사진 출처=LA 갤럭시 공식 SNS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