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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특집] 축구계 드라마: 전 애인 vs 현 애인 vs 나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좋게 헤어지든, 그렇지 않든 전 애인은 현 애인에게 사랑과 시기, 집착, 그리고 질투심을 느끼기 마련이다.

축구도 마찬가지. 좋게 헤어지지 못한 감독은 친정 팀에 공개적인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자신이 있었을 때가 더 좋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친정 팀이나 서로에 대해 매번 아쉬움을 토로하는 인물은 누가 있을까. 풋볼 트라이브 한국 에디션이 화이트데이 특집으로 질투심을 느낀 감독들 특집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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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무리뉴와 안토니오 콘테

무리뉴는 2015/2016시즌 도중 성적 부진과 선수단 불화 문제로 첼시에서 경질됐다. 이후 첼시는 콘테 감독을 선임했고 무리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첫 맞대결의 승자는 콘테였다. 무리뉴는 친정 팀 첼시의 홈에서 0:4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콘테는 너무 기쁜 나머지 첼시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제스처를 취했는데, 경기 종료 직후 무리뉴는 콘테에게 다가와 “1:0의 스코어에서 그러는 건 이해되지만 지금은 4:0이다. 이건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후 무리뉴는 “역습과 세트피스에 의존하는 수비적인 팀이 우승을 가져가는 상황”이라는 발언을 포함해 콘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루이스 판 할과 무리뉴

판 할은 2015/2016시즌을 끝으로 맨유에서 경질됐다. 후임은 바르셀로나 시절 때 자신의 수석 코치였던 무리뉴였다.

그러나 무리뉴 역시 저조한 경기력으로 비판받자 판 할은 “지금까지 맨유를 보면 무리뉴는 훨씬 더 지루한 축구를 한다”면서 자신이 이끌었던 맨유는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왔을 정도로 공격 중심의 축구를 펼쳤고 더 강했다고 밝혔다.

무리뉴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맨유의 전설인 폴 인스는 “지금과 판 할 시절을 비교해보라. 판 할은 현재 스완지 시티와 연결되고 있다”면서 무리뉴를 지지했다.

무리뉴와 라파엘 베니테즈

베니테즈는 무리뉴의 후임으로 인터 밀란 사령탑을 맡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2년 후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을 대신해 첼시의 임시 감독직을 맡았는데, 후임으로 온 사람은 무리뉴였다.

2015년 베니테즈가 레알의 지휘봉을 잡자 그의 아내는 “남편이 무리뉴가 이끌었던 팀을 맡는 것이 이번이 세 번째”라면서 무리뉴가 어질러놓은 것을 치우기 바쁘다고 불평했다.

이에 무리뉴는 “베니테즈는 트레블 한 팀을 반년 만에 말아먹은 감독”이라고 비판했고 베니테즈의 아내에게 “내게 신경 쓸 시간에 남편의 다이어트에 좀 더 신경 써라”고 답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시즌 도중 사이좋게 경질됐다.

데이비드 모예스와 판 할

모예스는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에 부임했다. 그러나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후임으로 온 사람은 판 할이었다. 하지만 판 할은 모예스보다 더 많은 돈을 썼음에도 성적이 좋지 않았고 매번 비판받았다.

영국 ‘BT 스포츠’에 출연한 모예스는 “퍼거슨이 떠난 후 맨유 감독 자리는 누구에게나 힘든 자리”라고 운을 뗀 이후 “새 감독의 역할은 맨유를 재건하는 것이며 그 일에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맨유라는 구단이 자신들의 감독을 지키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맨유는 항상 감독을 지지했었다”면서 판 할을 응원했다. 반년 후 판 할은 경질됐다.

라몬 칼데론과 플로렌티노 페레즈

페레즈는 2006년 레알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후임으로 선출된 인물은 칼데론이었다. 칼데론은 아르연 로번 같은 네덜란드 선수들을 영입하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페레즈처럼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던 2009년 이적료 횡령과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회장직에 복귀한 페레즈는 돌아오자마자 칼데론이 영입한 선수들을 대거 정리했다. 그리고 무리뉴를 선임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칼데론은 “레알은 현재 슈퍼 에이전트인 조르제 멘데스의 소유가 됐다”면서 페레즈는 멘데스와 무리뉴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멘데스는 페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무리뉴의 에이전트다. 공교롭게도 멘데스와 맨 처음 계약을 맺은 레알 회장은 페레즈가 아닌 칼데론 본인이다.

무리뉴와 이케르 카시야스

무리뉴와 카시야스는 레알 시절 운영 방식으로 갈등했다. 무리뉴는 외부의 적을 상대로 독설을 펼쳐 선수단의 적대심을 극대화하고 융합을 끌어내는 감독이다. 반면, 스페인 대표팀 주장이었던 카시야스는 다른 팀 선수들과 갈등을 원하지 않았기에 무리뉴의 지도력에 반발했다.

결국, 무리뉴는 선수단의 신뢰를 잃고 레알을 떠났다. 카시야스 역시 2년 후 구단을 떠났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개선될 여지가 없었다.

무리뉴는 “카시야스와 불화는 없었다”며 불화설을 일축했지만, 카시야스는 “무리뉴는 기자 회견에서 모든 힘을 쏟았고 나는 그런 무리뉴에게 지쳐갔다”며 무리뉴를 비판했다.

마누엘 페예그리니와 페레즈

과거 페레즈는 갈락티코 군단의 수장으로 아르센 벵거 현 아스널 FC 감독을 원했다. 그러나 벵거가 구단을 떠날 생각이 없었기에 비야레알 CF 감독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페예그리니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페예그리니의 레알 감독 시절은 행복하지 못했다. 구단에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와 아르연 로번의 잔류를 요청했지만, 페레즈는 이들을 매각했다. 그리고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자 페예그리니를 경질하고 무리뉴를 선임했다.

이후 페예그리니는 “나는 감독이라는 이름을 쓴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며 스네이더르와 로번을 매각한 페레즈를 원망했다. 또한, “선수 기용 권한도 없었다”면서 자신의 감독 경력 중 최악의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