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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리노의 고질병, 발렌시아에서도?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발렌시아 CF의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이번 시즌에도 고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발렌시아는 전반기 때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한때 FC 바르셀로나에 이어 리그 2위였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2001/2002시즌 이후 16년 만의 리그 우승이 가능할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후반기 치른 5경기에서 2승 3패로 주춤하고 있다.

 

후반기 부진은 마르셀리노에게 낯선 일이 아니다. 과거 비야레알 CF를 이끌고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었지만, 3시즌 내내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2014시즌 때 비야레알은 전반기 때 리그 6경기 무패 행진을 거두며 순항했지만, 후반기 때 9승 4무 7패로 급격한 성적 하락을 경험했다. 그다음 시즌에는 7승 9무 6패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후반기 성적을 냈다.

 

2015/2016시즌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즌 초반 치른 6경기에서 5승 1무를 기록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휴식기 이후 9승 7무 6패라는 성적을 냈다.

 

그렇다면 마르셀리노는 왜 후반기만 되면 급격한 성적 하락을 경험할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선수층이 얇다. 비야레알이나 발렌시아는 레알 마드리드처럼 더블 스쿼드를 구성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이 때문에 주축 선수가 1명이라도 이탈하면 예전만큼 경기력을 보여주기가 어렵다. 이번 시즌은 전반기 때 맹활약했던 시모네 자자가 무릎 부상을 앓고 있다는 점이 크다.

 

두 번째, 마르셀리노의 전술이다. 2015/2016시즌 때 마르셀리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말라가 CF의 하비 그라시아 감독과 함께 리그에서 4-4-2 포메이션 전술을 가장 잘 활용한 감독이라고 극찬받았다.

 

비야레알 시절 때 마르셀리노의 4-4-2 포메이션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수비하다가 공을 탈취하면 강한 전방 압박을 토대로 빠른 역습을 진행해 득점하는 성격이 강했다. 발렌시아에서는 이 시스템이 좀 더 공격 지향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 전술은 체력 문제가 크고 그만큼 부상 위험도가 높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활동량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즉, 시즌 내내 똑같은 수준의 압박 강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한때 리그 2위를 기록하며 바르사를 위협했던 발렌시아의 성적은 이제 승점 40점으로 3위가 됐다. 1경기를 덜 치른 레알과 승점 차이가 1점밖에 나지 않고 지역 라이벌인 5위 비야레알에 추격당하고 있다.

 

이번 시즌 후반기는 마르셀리노에게 주어진 시련이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마르셀리노는 한계가 뚜렷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을 듯하다.

 

[사진 출처=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