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카드 뉴스] 라이벌 구단을 이끈 감독들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축구를 보면 종종 라이벌 구단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우승과 돈, 명예를 위해 비판을 무릎 쓰고 이적한다. 최근에는 그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AS 로마에서만 뛴 프란체스코 토티가 “오늘날 선수들은 마치 유목민 같다”고 비판했을 정도.

그러나 선수들만 라이벌 구단에서 일한 것은 아니다. 감독들도 마찬가지. 선수들과 같은 이유로 라이벌 구단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진과 마찰을 빚거나 안 좋은 과거로 옛 인연과 작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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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반니 트라파토니

선수 시절 AC 밀란에서 뛴 트라파토니는 은퇴 이후 밀란의 유소년 팀 감독이 됐다. 1975년 1군 사령탑을 맡았지만, 1년 만에 유벤투스 FC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10년 동안 총 14번의 우승을 차지해 구단의 황금기를 열었다.

그러던 1986년, 유벤투스의 라이벌인 인터 밀란 FC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5년 동안 인테르를 이끌며 리그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 UEFA 컵 우승을 차지했다. 1991년 유벤투스로 복귀했지만, 파비오 카펠로의 밀란에 밀려 과거만큼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르첼로 리피

1994년 SSC 나폴리를 떠나 유벤투스의 지휘봉을 잡은 리피는 리그 4연패에 도전하던 카펠로의 밀란을 꺾고 9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년 후 구단의 마지막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성적 부진으로 유벤투스를 떠난 리피는 인테르의 사령탑에 취임했지만, 4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리피는 “내가 구단주라면 코치진과 선수단 모두 갈아엎겠다”라는 발언과 함께 경질됐다. 그리고 유벤투스로 복귀해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이 시기 두 팀은 라이벌이었지만, 앙숙은 아니었다. 그러나 2006년 칼치오폴리 이후 관계가 악화했다)

레오나르두 아라우주

레오나르두는 밀란에서 선수 시절을 보냈고 그곳에서 은퇴했다. 이후 밀란의 스카우트로 일하다가 2009년 카를로 안첼로티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당시 밀란은 선수단의 노쇠화로 부진했지만, 레오나르두는 악조건에서도 리그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영진과 갈등을 빚어 사임했다.

이후 라파엘 베니테즈의 후임으로 인테르에 부임했다. 인테르는 챔스 16강에서 바이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해 상승세를 탔다. 8강에서 샬케 04에 대패했지만, 리그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인테르는 재계약을 제시했지만, 레오나르두는 구단을 떠났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2013년부터 비야레알 CF의 지휘봉을 잡은 마르셀리노는 강등권에서 막 승격된 팀을 잘 추슬렀다고 평가받았다. 그리고 2015/2016시즌 때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라 리가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19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경질됐다. 비야레알의 페르난도 로이그 회장은 마르셀리노가 승부 조작을 했다고 주장하며 경질 사유를 밝혔다. 이후 마르셀리노는 비야레알의 지역 라이벌인 발렌시아 CF 감독으로 부임했다.

➄조세 무리뉴

무리뉴는 스포르팅 CP를 시작으로 바비 롭슨의 통역관 및 코치를 역임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이후 바르사에 부임한 루이스 판 할과 함께 일했고 우승 축하 행사에서 “바르사는 내 마음속에 내일도, 그리고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무리뉴는 챔스에서 바르사와 자주 경쟁했고 과격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후 바르사 감독직에 관심을 표했지만, 자신이 아닌 호셉 과르디올가가 선임되자 관계가 완전히 틀어졌다. 인테르에서 바르사를 격파한 무리뉴는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발베르데는 선수 시절 카탈루냐 지역 라이벌인 RCD 에스파뇰과 FC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다. 은퇴 이후 2006년부터 2년간 에스파뇰 감독으로 일했다. 1년 후 비야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발베르데는 2012년에 지역 라이벌인 발렌시아 감독으로 부임했다.

발렌시아를 떠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아틀레틱 빌바오를 이끌었던 발베르데는 바르사 지휘봉을 잡아 논란을 빚었다. 선수 시절에 이어 감독으로마저 에스파뇰을 배신한 것. 사실상 ‘감독계의 유다’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