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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오바메양의 꿈을 이뤄주지 못하다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공격수인 피에르 오바메양은 평소 “레알 마드리드는 내 드림 클럽” 혹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레알에서 뛰겠다고 약속했다”는 발언을 자주 했다.

 

때마침 레알 공격진이 노쇠화로 부진하면서 새로운 공격수를 찾아야만 했다. 이런 까닭에 ‘마르카’를 비롯한 다수의 스페인 언론이 오바메양의 기사를 자주 보도했다.

 

그러나 레알은 오바메양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갈락티코 1기 교훈이다. 과거 레알은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피구, 호나우두 같은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이들의 노쇠화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몰락했다.

 

이후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개편했다. 최근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같은 10대 유망주들 영입에 거액을 투자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반면, 올해 만 29살이 되는 오바메양은 노쇠화를 우려해야 하는 나이다. 특히, 빠른 속도가 장점인 선수이기에 하락세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레알은 오바메양보다 해리 케인과 마우로 이카르디, 티모 베르너 같은 젊은 공격수를 더 선호하는 듯하다.

 

두 번째, 레알은 선수의 실력은 기본이고 스타성도 중시한다. 둘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선수의 인지도가 얼마나 높은가’와 ‘어느 나라 출신이고 국가의 인구와 경제력은 얼마나 되는가’이다.

 

거액을 주고 영입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은 전자였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프리미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였고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다. 베일은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었다. 또한, UEFA 챔피언스 리그 조별 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FC 인터 밀란을 상대로 맹활약해 이름을 알렸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두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잠재력 높은 콜롬비아와 라틴 아메리카 시장을 등에 업고 있다.

 

반면, 오바메양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선수였음에도,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보다 인지도가 떨어진다. 조국 가봉은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전력이 약해 전 세계에 자신을 알릴 기회가 적다. 무엇보다 가봉은 아프리카의 약소국 중 하나로 시장 경제가 활성화되어 있지 못하다.

 

결국, 오바메양은 레알이 아닌 아스널 FC 이적을 선택했다.

 

꿈이란 어디까지나 ‘꿈’이다. 모두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행운과 정해진 때가 있어야만 한다. 오바메양은 이 두 가지를 잡지 못했고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와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및 풋볼 트라이브 분데스리가 미니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