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UEFA가 새로운 FFP룰을 제정할 예정이다.
FFP룰은 선수의 이적료와 연봉으로 지출되는 금액이 구단 수익의 일정 비율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유럽 구단의 재정적 건전성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FFP룰의 취지 자체는 좋았지만, 오히려 축구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구단들에 무용지물이었던 반면, 재정적으로 어려운 구단들의 족쇄였기 때문.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이적 시장은 급격하게 커졌다.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의 씀씀이는 매년 늘고 있고 카타르 왕가 소유인 파리 생제르맹 FC은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를 동시에 영입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반면, 다수의 세리에A 구단은 FFP룰 준수를 위해 매 시즌 핵심 선수들을 매각해 전력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선수들의 몸값과 함께 유망주들의 가치도 커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재정이 넉넉하지 못했던 구단들은 유소년 선수 영입과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최근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같은 빅 클럽들의 유망주 사재기 현상으로 인해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자 AS 로마의 제임스 팔로타 구단주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UEFA에 FFP룰 제도의 폐지를 요구했다. 이에 UEFA의 알렉산더 세페린 회장은 “UEFA를 믿어 달라”며 변화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언론 ‘르 파리지앵’은 UEFA가 새로운 FFP룰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선수 영입에 지출한 총 이적료와 매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차가 1억 유로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파리가 선수 영입에 4억 2000만 유로(약 5,500억 원)를 투자했다면, 선수 판매를 통해 최소 3억 2000만 유로(약 4,191억 원)의 수익을 내야만 한다.
스쿼드에도 제한이 생긴다. 임대를 포함해 25인까지만 등록할 수 있기 때문.
UEFA 위원회는 새로운 개정안이 다음 시즌부터 적용되기를 원한다. 해당 제도의 도입 여부는 다가오는 5월 24일 투표를 통해 결정할 전망이다.
만약 새로운 FFP룰 도입이 결정되면 다수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선수 한 명이 1억 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기록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이기 때문. 여기에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구단이 많기에 선수를 영입하고 방출하는 과정이 지금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즉, 시장 자체를 죽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해당 제도가 실현되면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노리는 구단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가령 레알 마드리드는 BBC 라인을 정리하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FFP룰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줄일 수 있어도 특정 구단의 독점 체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 FC처럼 자국 선수들 독점에 유리한 구단들은 바이아웃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국 리그의 우수한 선수들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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