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프리미어 리그, 진짜 문제는 일정 아닌 자본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4년 동안 3번의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슈퍼 팀이 형성되기 어렵다

 

흔히 많은 이들이 슈퍼 팀을 ‘사회의 악’ 같은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어느 사회든 절대 강자가 있으면, 그 존재를 따라잡기 위해 모방과 혁신 등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축구도 마찬가지다. 라 리가와 분데스리가가 2010년대에 빠르게 발전했던 이유는 레알과 바르사, 바이에른 같은, 구단들의 존재가 컸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는 이런 슈퍼 팀이 형성되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자본 문제도 있지만, 절대 강자가 될 수 있는 배경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세 구단은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팀이었고, 현재 진행형이다. 프리미어 리그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라는 두 명문 구단이 있지만, 이들은 힘을 상실한 지 오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역시 퍼거슨의 은퇴가 컸다. 그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레알과 바르사 같은 구단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그림자는 너무 컸다. 후임으로 부임한 데이비드 모예스부터 현 조세 무리뉴까지 퍼거슨 시절의 영광을 재현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고 성적에 대해 조급함을 느꼈다.

 

이들은 매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선수 영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지만, 기대에 부응한 선수들은 적었다. 특히, 뒤처진 전술 구사와 선수 기용 문제로 비판받았다.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그 시도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때 리버풀은 AC 밀란에 이어 챔스 최다 우승 3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잘 나갔다. 그러나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 공동 구단주 시절 때 재정난을 겪었고 사비 알론소를 매각한 것을 기점으로 빠르게 추락했다. 존 헨리가 새로이 구단을 인수했지만, 너무 늦었다.

 

리버풀의 문제는 핵심 선수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페르난도 토레스도 떠났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루이스 수아레스와 라힘 스털링, 필리페 쿠티뉴 같은 선수들도 이적했다.

 

즉, 명가 재건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면, 외부로부터 핵심 선수들을 빼앗겨서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리버풀은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을 얻었지만, 더 많은 돈을 투자해서 새로운 팀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다시 팀이 완성되면, 또 재조립해야만 한다. 이것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는 실질적인 이유다.

 

프리미어 리그가 레알과 바르사, 바이에른처럼 많은 우승을 쓸어 담기 어려운 점도 크다. 슈퍼 팀들이 형성됐던 이유는 명예도 있지만, 그만큼 리그와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할 수 있는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집중된 인기로 발롱도르 같은 개인 수상 투표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는 아니다.

 

이는 더블 스쿼드와도 연관된다. 레알과 바르사는 예전부터 강력한 선발진과 후보 진을 갖추며 압도적인 전력을 구성했다. 이들이 선수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후보들 역시 우승을 원했기 때문이다. 훗날 후보들은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지금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엄청난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즉, 후보 선수에 그치더라도 미래를 생각하면 잔류하는 게 여러모로 나았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는 다르다. 타이틀 도전자가 많은 만큼 우승 가능성이 적다 보니,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 잔류의 메리트가 적다. 즉, 유럽 대항전과 리그 우승의 필수 조건이기도 한 더블 스쿼드를 갖추는 게 어렵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더블 스쿼드를 갖추는 데 성공했지만, 이 전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호셉 과르디올라가 떠난다면 더욱 어려워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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