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아르헨티나의 명장, ‘광인’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또다시 팀을 떠나게 됐다. 지난 5월 릴 OSC에 부임한 지 불과 7개월 만의 일이다.
릴은 한국 시각으로 16일,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비엘사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사유는 성적 부진이다.
매 시즌 리그 1에서 중상위권을 차지하던 릴은 지난 시즌 리그 11위로 성적을 마감했다. 결국,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구단의 선택은 명장 영입이었다. 무직이었던 비엘사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마침 릴의 새로운 회장으로 취임한 제라르 로페스는 평소 친분이 깊던 비엘사 감독에게 전권을 주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비엘사 체제의 릴은 ‘최악’이었다. 8경기 무승 행진을 거두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던 릴은 비엘사 체제에서 리그 3승에 그쳤다. 거기에 구단 집행부와 미팅에서 의견 충돌까지 벌어졌고, 로페스 회장의 신임을 잃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릴의 선택은 비엘사 감독의 직무 정지였다. 경질이 아닌 이례적인 선택으로, 비엘사 감독의 복귀 여지를 열어뒀다.
하지만 비엘사 감독 측은 크게 반발하며 프랑스 프로축구협회 법무 위원회에 제소장을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릴은 이후 4인 코치의 집단 지휘 체제로 팀을 이끌어갔고, 마침 리그에서도 2승 2패로 어느 정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에 릴은 과감하게 비엘사 감독 경질을 선택했다.
비엘사 감독은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라치오 SS에서 부임 이틀 만에 자진 사임하는 파동을 벌인 바 있다. 비엘사 감독은 자신이 요구한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라치오 구단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물러났었다. 라치오 구단 역시 일방적인 계약 파기를 주장하며 맞대응했다.
비엘사 감독의 축구 철학이 특유의 기행, 불같은 성격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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