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UEFA 챔피언스리그

챔스 16강 대진 추첨 관전 포인트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2017/2018시즌 UEFA (유럽 축구 연맹) 챔피언스 리그 (이하 ‘챔스’) 16강 대진 추첨까지 5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대진 추첨은 한국 시간으로 금일 오후 8시 스위스 니옹에서 치러질 예정. 아래는 16강에 진출한 구단들로 A조부터 H조 순으로 나열했다. 16강은 같은 리그와 조별 라운드에 상대했던 구단을 만날 수 없다.

 

*조별 라운드 1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망 (프랑스), AS 로마 (이탈리아) FC 바르셀로나 (스페인), 리버풀 FC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FC (잉글랜드), 베식타스 JK (터키), 토트넘 홋스퍼 FC (잉글랜드)

 

*조별 라운드 2위-FC 바젤 1893 (스위스), FC 바이에른 뮌헨 (독일), 첼시 FC (잉글랜드), 유벤투스 FC (이탈리아), 세비야 FC (스페인), FC 샤흐타르 도네츠크 (우크라이나), FC 포르투 (포르투갈), 레알 마드리드 CF (스페인)

 

이번 대회는 프리미어 리그의 약진이 눈에 띈다. 그동안 챔스에서 부진했던 프리미어 리그는 대회 최초로 다섯 구단 모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다. 반면, 라 리가와 분데스리가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만이 살아남았다. 그렇다면 16강 대진 추첨 때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라 리가 VS 프리미어 리그

 

현 상황을 고려하면 16강은 라 리가와 프리미어 리그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조 2위로 진출한 레알과 세비야가 유력하다.

 

레알은 맨유와 맨시티, 리버풀을, 세비야는 맨유와 맨시티, 토트넘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조 1위로 진출한 바르사는 첼시를 만날 수 있다. 첼시는 프리미어 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조 2위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레알과 바르사는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과 자주 만났다. 특히, 레알은 역사적으로 맨유와 인연이 깊다. 자주 상대한 것도 있지만, 데이비드 베컴 이후 선수 교류가 잦았기 때문.

 

레알은 맨유를 상대로 5승 4무 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과와 별개로 맨유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두 팀은 매번 명승부를 펼쳤다. 특히, 2002/2003시즌 8강 2차전은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명승부였다. 당시 레알은 호나우두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2로 앞섰지만, 베컴을 앞세운 맨유에 3:4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종합 6:5를 기록한 레알이 4강에 진출했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나 주제 무리뉴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친정 팀 대결이다. 두 사람은 과거 레알과 맨유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호날두는 여전히 맨유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레알과 맨시티와의 만남도 그에 못잖다. 두 팀은 2012/2013, 2015/2016시즌 때 맞붙었다. 상대 전적은 레알이 2승 2무로 우세하지만, 맨시티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레알을 상대로 통산 9승 4무 4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레알 킬러’다. 특히, 과르디올라의 철학이 정착한 맨시티는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바르사는 첼시와의 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상대 전적은 통산 5승 5무 5패로 동률. 그만큼 자주 만났고 매 경기가 치열했다.

 

참고로 두 팀은 눈여겨 볼 징크스가 있다. 바로 2005/2006시즌을 기점으로 토너먼트에서 승리한 쪽이 챔스에서 우승한 것. 바르사는 2005/2006시즌 16강과 2008/2009시즌 4강에서 첼시를 꺾었고 대회에서 우승했다. 첼시는 2011/2012시즌 4강에서 바르사에 승리했고 구단 역사상 첫 챔스 우승을 경험했다.

 

강력한 도전자 파리

 

지난여름 네이마르와 킬리앙 음바페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한 파리는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뽑힌다. 레알과 첼시, 유벤투스, 세비야, 샤흐타르, 포르투, 바젤을 만날 수 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은 파리가 레알과 첼시, 유벤투스 중 한 팀과 만나기를 원할 것이다. 특히, 레알과 파리의 대결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네이마르와 음바페 때문.

 

네이마르 바르사 시절 레알을 상대로 맹활약했다. 특히, 발롱도르를 위해 바르사를 떠난 만큼 반드시 레알을 꺾어야만 한다.

 

음바페는 호날두의 열렬한 팬으로 유명하다. 또한, 음바페의 재능을 알아본 지단은 수석 코치 시절 때 그를 레알로 데려오고자 했었다.

 

파리와 가장 인연이 깊은 구단은 첼시다. 지난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3시즌 연속으로 만났다. 한때는 ‘파리-런던 더비’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 통산 성적은 3승 3무 2패로 파리가 근소하게 앞서 있다. 참고로 현재 첼시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파리의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분데스리가의 마지막 자존심, 바이에른

 

바이에른은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한 분데스리가 구단이다. 말 그대로 독일의 자존심인 셈. 맨유와 로마, 바르사, 리버풀, 맨시티, 베식타스, 토트넘을 만날 수 있다.

 

때마침 바이에른의 트레블을 이끌었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복귀했다. 바르사와 리버풀, 맨시티와 만나면 흥미로운 대결을 펼칠 것이다.

 

하인케스의 뮌헨은 2012/2013시즌 때 바르사를 종합 7:0으로 격파했다. 현재 두 팀의 전력은 그 시절보다 약해졌지만, 하인케스 복귀 이후 바이에른의 경기력은 좋아졌다. 과거 바르사로부터 거둔 대승을 재현할 수 있을지가 기대된다.

 

하인케스와 클롭의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과거 도르트문트를 이끌었던 클롭은 하인케스를 상대로 통산 5승 4무 4패를 기록했다. 두 감독의 성향상 엄청난 공격 축구가 벌어질 것을 예상한다.

 

그러나 가장 기대를 모으는 상대는 역시 맨시티다. 전임 감독 과르디올라 때문. 과르디올라는 하인케스의 후임으로 바이에른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챔스 우승에 실패했다. 친정 팀을 상대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전술적으로 더욱 발전한 과르디올라와 빠르게 팀을 추스르는 하인케스의 대결이 제일 흥미진진할 것이다.

 

터키와 우크라이나 원정

 

러시아 구단들의 16강 진출 실패로 유럽 구단들은 이동 거리가 멀고 추운 러시아 원정을 피하게 됐다. 그러나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터키와 우크라이나 원정은 피할 수 없다.

 

확실히 베식타스와 샤흐타르의 전력은 다른 구단들보다 약하다. 하지만 그들은 엄청난 홈 관중들이 있다. 특히, 터키와 우크라이나 원정이 2월에 배정되면, 체력적으로 라 리가와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이 불리하다. 왜냐하면, 1월에 집중된 코파 델 레이 일정과 박싱 데이 여파 때문. 무엇보다 레알은 클럽 월드컵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잔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세리에A는 무사히 16강을 통과할까

 

나폴리가 탈락했지만, 유벤투스와 로마가 살아남았다. 그러나 8강 진출을 논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

 

유벤투스는 맨유와 파리, 리버풀, 맨시티, 베식타스, 토트넘을, 로마는 바젤과 바이에른, 세비야, 샤흐타르, 포르투, 레알을 만날 수 있다.

 

유벤투스는 가능하면 리버풀과 맨시티, 토트넘 같은 젊은 팀들을 만나지 않는 게 좋다.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다니 알베스의 이적으로 생긴 기초 빌드업과 공격 전개 문제가 크기 때문. 특히,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30대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의 왕성한 활동량과 힘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맨시티의 과르디올라는 세리에A 구단들을 상대로 통산 6승 3무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그를 탈락시킨 팀은 2009/2010시즌 때 무리뉴의 인터 밀란뿐이다.

 

로마는 바이에른과 레알을 피하기를 원할 것이다. 이번 시즌 에우세비오 디 프란체스코 감독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린다. 특히, 2014/2015시즌 때 바이에른에 1:7로 대패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그때 뛰었던 라자 나잉골란과 알레산드로 플로렌치는 여전히 로마에서 뛰고 있다. 로마에 바이에른은 말 그대로 ‘저승사자’다.

 

이번 시즌 챔스 결승은 내년 5월 26일 디나모 키예프의 홈인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과연 누가 키예프로 향할 수 있을까. 그리고 유럽 챔피언의 명예를 누릴 수 있을까.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키예프로 향하는 구단들의 도전은 이제 본격적인 서막을 올렸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