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카드 뉴스] “내가 하라고?!” 골키퍼로 뛰어본 필드 플레이어 선수들

[풋볼 트라이브 제팬, 편집=오창훈 기자] 축구는 한 팀당 11명이 나서는 스포츠입니다. 그중 한 선수는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로, 필드 위에서 유일하게 손을 쓸 수 있죠.

 

그런데 당연하게 있어야 할 골키퍼가 모두 부상을 당해버렸거나, 3번의 선수 교체 기회를 모두 사용해버렸는데, 골키퍼가 퇴장당하거나 다쳤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임시방편으로 필드 플레이어들이 골문을 지키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자주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 유명한 선수들도 장갑을 끼고 골문을 지켰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카드 뉴스는 '골키퍼로 뛰어본 필드 플레이어 선수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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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6년 12월 31일, 셰필드 Utd 1:0 아스널 FC
주인공: 필 자기엘카(당시 셰필드 Utd 소속), 무실점

 

오늘 기사의 첫 번째 선수, 바로 필 자기엘카입니다. 당시 홈에서 강팀 아스널을 상대로 선제골을 득점하며 기세를 올리던 셰필드 Utd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주전 골키퍼였던 페디 케니가 골킥을 너무 강하게 찼던지 그만 고통을 호소한 것이었죠. 당시 벤치에는 교체할 골키퍼도 없었고, 결국 자기엘카가 대신해서 골문을 지킵니다.

 

놀랍게도, 자기엘카는 남은 시간을 무실점으로 버텼습니다! 아스널이 한 해의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했던 가장 최근의 경기가 바로 이날 경기였죠. 셰필드 홈 팬들에게도, 아스널에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안겨준 자기엘카의 '선방 쇼'였습니다.

2. 2007년 2월 5일, 토트넘 홋스퍼 0: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인공: 존 오셔(당시 맨유 소속), 무실점

 

지금도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이 기억하고 있는,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로 출전한 사례입니다. 리그 최강팀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펼쳐진 경기였지만 전혀 밀리지 않고 토트넘을 압도했습니다. 그런데, 경기 막판에 골키퍼였던 에드윈 반 데 사르가 그만 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맨유는 이미 교체카드 3장을 다 쓴 상태였죠.

 

결국, 필드 플레이어로 뛰고 있던 존 오셔가 남은 시간 골문을 지켰습니다. 다행히도 이미 경기 시간은 거의 다 흘러서 추가시간만 앞둔 상황이었죠.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로비 킨이 1골이라도 넣기 위해 골문을 맹폭했지만, 오셔가 훌륭한 선방까지 보이며 든든하게 골문을 지켰습니다.

3. 2011년 9월 17일, TSG 호펜하임 3:1 VfL 볼프스부르크
주인공: 하세베 마코토(당시 볼프스부르크 소속), 1실점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센추리 클럽까지 가입한 베테랑 선수, 하세베 마코토도 골키퍼 장갑을 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팀이 2: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6분, 골키퍼였던 마르빈 히츠가 퇴장당했는데요. 이미 볼프스부르크는 교체카드 3장을 전부 사용했기 때문에 필드 플레이어가 골문을 지켜야 했습니다.

 

결국 하세베가 남은 시간 골문을 지켰고, 앞선 두 선수와는 달리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진 못했습니다. 당시 호펜하임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호베르투 피르미누에 쐐기골을 실점하며 팀도 3:1로 패배했습니다.

4. 2012년 11월 25일, SB 엘라지스포르 0:1 갈라타사라이 SK
주인공: 펠리페 멜로(당시 갈라타사라이 소속), 무실점

 

터키 최고의 명문 갈라타사라이는 엘라지스포르를 상대로 선제골을 득점, 이후 무난하게 경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골키퍼였던 페르난도 무슬레라가 그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 킥도 내주고, 본인도 퇴장당하고 말았습니다. 갈라타사라이는 다 잡은 물고기를 내줄 것으로 보였죠.

 

교체 선수도 다 써버린 최악의 상황,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라고 했던가요. 펠리페 멜로가 골키퍼 장갑을 대신 끼고, 페널티 킥까지 막아냈습니다. 결국, 갈라타사라이는 남은 시간 한 골의 우위를 끝까지 지키며 승리했습니다. 이날의 MVP는 당연히 멜로의 몫이었겠죠?

5. 2012년 12월 19일, FC 인터 밀란 2:0 헬라스 베로나 FC
주인공: 로드리고 팔라시오(당시 인테르 소속), 무실점

 

당시 세리에 B 소속이던 헬라스 베로나 FC를 상대로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가며 2:0으로 앞서가던 FC 인터 밀란. 그런데 골키퍼 루카 카스텔라치가 그만 부상으로 쓰러집니다. 이미 3번의 교체 기회를 다 사용했던 인테르는 남은 시간을 필드 플레이어에 골문을 맡겨야 했습니다.

 

앞서가고 있어서였을까요. 공격수인 로드리고 팔라시오가 남은 시간 골문을 지킵니다. 사진과 같이 멋있는 선방 장면까지 보여주며, 팀의 코파 이탈리아 8강 진출에 일조합니다.

6. 2013년 5월 19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1:2 TSG 호펜하임
주인공: 케빈 그로스크로이츠(당시 도르트문트 소속), 1실점

 

2012/13 시즌 분데스리가 마지막 라운드, 당시 2위를 지키고 있던 도르트문트와 강등 위기의 호펜하임이 맞붙습니다. 전반 6분 만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득점으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23분에 페널티 킥 기회를 내주고 동점이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로만 바이덴펠러 골키퍼가 퇴장당하며 또다시 페널티 킥 기회를 내줬죠.

 

결국 케빈 그로스크로이츠가 골키퍼를 보게 됐지만, 페널티 킥을 막지 못하며 역전을 허용합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승리한 호펜하임은 16위로 강등 직행을 면했고,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며 잔류에 성공, 이번 시즌에는 유럽 대항전까지 출전하며 분데스리가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습니다.

7. 2014년 10월 24일, 토트넘 홋스퍼 5:1 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
주인공: 해리 케인(당시 토트넘 소속). 1실점

 

현재 잉글랜드 최고의 공격수 해리 케인, 케인도 공식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낀 적이 있습니다!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던 2014/15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그리스의 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를 상대로 케인은 선발 출전합니다.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칩니다.

 

그런데 경기 막판,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퇴장당하며 골키퍼 자리가 비게 되었고, 결국 케인이 대신해서 골문을 지켰습니다. 비록 한 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 없이 경기를 잘 마무리했죠.

8. 2015년 3월 28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 2:0 시미즈 에스펄스
주인공: 미우라 겐타(당시 시미즈 소속), 무실점

 

우리나라와의 지난 동아시안컵 경기에서 출전했던 일본의 수비수 미우라 겐타입니다. 당시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40분, 골키퍼 우스이 켐페이가 퇴장당하자 겐타가 대신해서 골키퍼 장갑을 썼죠. 시미즈는 한 골이 급했던 상황이라 이미 공격의 변화를 주기 위해 교체 카드 세 장을 다 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시미즈는 추가 득점도, 추가 실점도 없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겐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키며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을 잘 대처했죠.

9. 2018년 2월 7일, FC 소쇼 몽벨리아르 1:4 파리 생제르맹 FC
주인공: 다니엘 알베스(당시 PSG 소속), 무실점

 

바로 며칠 전, 이번에는 다니엘 알베스가 골문을 지켰습니다. 쿠프 드 프랑스 16강에서 리그 2(2부리그) 소속의 소쇼를 만난 PSG는 무난하게 상대를 압도했습니다. 그렇게 4:1로 앞서가던 후반 45분, 골키퍼 케빈 트랍이 퇴장당하는 비상 상황이 벌어집니다. 교체 카드는 더 없었죠.

 

알베스가 대신해 골문을 지키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골키퍼 장갑을 낀 알베스의 어이없는 표정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며 국내 축구 팬들에게 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