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카탈루냐 더비’로 악명이 높은 RCD 에스파뇰과 FC 바르셀로나 간의 라이벌전이 경기장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 시각으로 18일, 26일에 에스파뇰과 바르사가 스페인 국왕컵 8강 대진으로 두 차례 맞대결을 가졌다. 에스파뇰이 1차전을 1:0으로 가져가며 바르사의 무패행진을 저지했지만, 캄프 누에서 바르사가 2:0으로 역전, 합계 스코어 2:1로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런데 에스파뇰이 헤라르드 피케, 세르히오 부스케츠 그리고 바르사 관중들을 상대로 스페인 축구협회(RFEF)에 수사를 요청했다. 피케와 부스케츠는 물론 바르사의 팬까지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다는 것.
우선 피케의 경우 에스파뇰 팀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1차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피케가 “이런 경기에서 우리는 많이 힘들어하지는 않지만, 코르네야의 에스파뇰(Espanyol de Cornella)은 우리를 항상 힘들게 했다”고 발언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에스파뇰의 정식 명칭은 ‘바르셀로나의 에스파뇰(Espanyol de Barcelona)’인데 의도적으로 바르셀로나를 뺐다는 것이다. 피케는 기자의 확인 질문에 끝까지 “물론이다. 코르네야의 에스파뇰, 에스파뇰은 코르네야에 연고지를 두고 있지 않나?”라고 답하며 바르셀로나 지역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스페인에는 주로서의 바르셀로나와 도시로서의 바르셀로나가 있다. 바르사가 위치한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 주도로서의 도시 바르셀로나다. 한편 에스파뇰이 위치한 코르네야 데 요브레가트는 바르셀로나주의 도시 중 하나다.
에스파뇰은 피케의 ‘지역 부심’에 뿔이 난 상태. 공식 성명서에서 “에스파뇰은 바르셀로나주에 위치해 있다”며 반박한 상태.
부스케츠의 1차전 경기 후 인터뷰 역시 문제 되었다. 인터뷰에서 부스케츠는 에스파뇰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이라도 한 것처럼 좋아하더라”며 조롱했다. “남은 한 경기에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을 예정”이라며 에스파뇰의 우위는 오래 가지 않으리라 확신하기도 했다.
이 답변에 에스파뇰 구단은 “축구계의 상대 존중 의식과 완전히 반대되는 발언이다”라며 맹비난했다.
에스파뇰은 이어 바르사 관중들이 제노포비아적인 응원 문구를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바르사를 제소했던 에스파뇰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듯하다. 1차전 홈 경기에서 8천여 명의 관중이 상대 선수 피케를 향해 “샤키라는 창녀”라는 응원 문구를 외쳤다. 또한, 상대 골키퍼 야스퍼 실레센의 머리에 라이터를 던지는 등 비신사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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