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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스 회장 “레알, 바란 보너스 지불할 필요 없었는데…”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협상의 기술일지도 모른다.

 

라파엘 바란은 2011년 RC 랑스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란을 원했지만, 레알의 기술 고문이었던 지네딘 지단이 바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레알은 선수를 영입할 때 이적 조항을 삽입한다. 선수가 발롱도르를 차지할 때, 혹은 대회에서 우승할 때마다 보너스를 지급한다. 당시 레알은 바란을 영입하기 위해 1,000만 유로(약 133억 원)를 지출했는데, 두 번의 챔스 우승을 차지할 경우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바란을 영입한 레알은 2014년과 2016년, 2017년, 2018년에 챔스에서 우승했다. 랑스는 챔스 우승 보너스를 받았다. 그런데 보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 2017년에 레알로부터 또 한 번의 보너스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프랑스 언론 ‘RMC 스포츠’와 인터뷰한 랑스 회장은 “챔스 3회 우승 때 바란의 보너스 조항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알기로 우리는 체결한 계약에서는 이번 보너스를 받지 않는 거로 알고 있는데…’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그런데도 그들은 우리에게 보너스를 지급했다. 이것이 바로 레알의 클래스다”라고 밝혔다.

 

어쩌면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일지도 모른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2000년에 레알 마드리드 회장직에 당선됐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에이스인 루이스 피구의 영입을 공략으로 내세웠던 페레즈는 구단에 32년 만의 챔스 우승을 안겨줬던 로렌소 산스를 꺾었다. 그리고 정말로 피구를 영입했다. 안 그래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레알과 바르사의 관계는 악화했다.

 

해당 사건 이후 페레즈는 구단과 관계를 회복하거나, 신뢰를 얻는 데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가령 A라는 선수가 3,000만 유로(약 398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가지고 있다면, 그보다 더 많은 이적료인 3,500만 유로(약 464억 원)를 지급해 양 구단의 추가 세금 납부를 피할 뿐만 아니라 구단과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다.

 

바란에 대한 추가 보너스 지급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추가 보너스를 지급함으로써 구단과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미래에 좋은 선수가 나타날 경우 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