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K리그

[K리그1] 우리는 이날만을 위해 1년을 달려왔다: 대구-전북 ‘탈환’…서울-울산 ‘유지’ 키워드

[풋볼 트라이브=이영섭 기자] 응우옌 콩푸엉 K리그 입성, 병수볼, 대구 축구 전성시대 등 올해도 두툼한 책 한 권을 써 내려간 K리그가 이제 ‘마지막 한 장’만을 남겨두고 있다. 후반부 정점에서 미리 악당을 물리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여느 소설과 다르게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 ‘책’은 모든 결말을 이 ‘마지막 한 장’에 남겨뒀다. 올해의 우승팀도, 2020 ACL(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팀도 책갈피를 걷어내고 다음 장을 넘길 때까지 베일에 싸여있다.

 

대구는 서울을 안방으로 불러 ACL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놓인 3위를 두고 전쟁한다. 작년 FA컵 우승 덕에 ‘챔피언스리그의 맛’을 시음한 대구는 승리를 통해 ‘서울 끌어내리기’에 사활을 건다. 현재 대구에 승점 1점 앞선 서울은 무승부만 거둬도 3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대구와의 세 차례 만남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서울은 7경기 홈 무패 위용을 자랑한 대팍(DGB대구은행파크의 별칭) 요새를 폭격시킨 장본인이다.

 

순위에서도, 전적에서도 불리한 대구는 ‘탈환’ 그리고 3위 서울은 ‘유지’라는 키워드를 갖고 필드에 나선다.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확정 짓는 울산은 하필이면 포항을 만나게 됐다. 참 얄궂은 운명이다. 상대 포항은 사실상 3위와는 멀어졌지만, 순위변동과 관계없이 총력전에 나선다. 포항의 날개 송민규는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우승은 전북이 했으면 좋겠다”라며 라이벌 구단이 눈앞에서 우승하는 꼴은 절대 못 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포항은 올 시즌 울산이 기록한 4패 중 절반을 맡으며 알아주는 ‘호랑이 사냥꾼’으로 자리매김했다. 동해안을 잇는 7번 국도로 연결돼 ‘동해안 더비’라 불리는 울산과 포항의 164번째 싸움에서 울산은 14년 만의 리그 우승을 바라본다.

 

전북은 막판 뒤집기에 나선다. 강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울산이 패배해야만 역전이 가능하다. 올 시즌 강원을 상대로 1승 1무 1패를 기록한 전북은 승패가 관계없는 강원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바라지만 김병수 감독은 “울산-포항전은 관심 없다. 우승이 누구인지 알 필요 없다. 그냥 우린 전북을 잡고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이라며 혈투를 예고했다.

 

이제 남은 라운드는 단 하나다. 끝까지 결말을 알 수 없었던 2019 K리그1. 전북과 대구는 막판 뒤집기를 울산과 서울은 유지를 놓고 축구화 끈을 동여맨다. 울산, 전북, 대구 총 세 구장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K리그1 마지막 라운드는 일요일 오후 3시에 펼쳐진다.

 

[사진 출처=울산현대축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