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결국,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스페인 대표팀 감독직에 복귀했다.
스페인 축구 협회는 19일 엔리케의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6월 엔리케는 갑자기 스페인 대표팀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당시 엔리케의 사임을 놓고 다수의 언론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보도했다. 그리고 8월 엔리케의 딸인 사나가 골육종으로 사망하면서 그가 대표팀에서 물러난 이유가 밝혀졌다.
엔리케를 대신해 스페인 축구 협회는 코치였던 로베르토 모레노를 후임으로 내정했다. 당시 스페인 축구 협회의 선택을 놓고 많은 사람이 도박이라고 예상했다. 모레노는 프로 선수 생활도 길지 않았고, 프로팀 감독을 맡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 대표팀이 뛰어난 성적을 내면서 이런 우려는 금세 사라졌다.
그러나 모레노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지난 9월 모레노는 “엔리케가 복귀하고 싶다면, 나는 기꺼이 (감독직에서) 물러나 그와 함께 일하겠다. 나는 엔리케를 친구라고 생각하며 우정은 모든 것보다 최우선이다”라며 엔리케가 복귀할 경우 대표팀 감독직에서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음을 밝혔던 적이 있다. 결국, 모레노의 발언대로 엔리케가 복귀했고 그는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지만 이는 한편의 코미디나 다름없다. 스페인 축구 협회는 모레노를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런 인물을 5달 만에 경질하고 엔리케를 복귀시켰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프로 구단인 경우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대표팀 감독직에서 이런 사건은 흔한 일이 아니다.
루이스 루비알레스가 스페인 축구 협회장이 된 이후 무적함대는 감독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대회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사령탑에 부임하는 것으로 확정되자 대회 개막을 앞두고 그를 경질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오는 UEFA 유로 2020을 앞두고 엔리케를 복귀시키면서 두 차례나 감독을 교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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