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지단의 시스템은 여전히 호날두가 필요하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네딘 지단 감독의 시스템은 여전히 호날두가 필요하다. 혹은 가레스 베일이 있어야만 한다. 지단 체제에서 레알은 페널티 박스 안에 집중하는 플레이를 많이 펼치기 때문.
기본적으로 지단은 크로스를 중심으로 한 중원에서 어느 정도 공을 거치다가 좌우 측면을 넓게 벌린 이후 페널티 박스 근처에 키 패스나, 크로스를 자주 올리는 전술을 구사한다.
문제는, 이런 축구는 상당히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상대가 패스 길목을 차단할 경우 뻔한 플레이의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이런 패스들을 간결하게 마무리해야만 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운영해야만 한다. 과거 호날두가 그랬고 지금의 베일이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볼 배급과 축구는 아자르와 비니시우스처럼 공을 쥐다가 슈팅을 때리는 선수들에게는 다소 불리하다. 이들 대부분은 영점을 맞추기 위해 공을 쥐는 선수들로 언제든지 빠르면서도 강력한 슈팅을 때릴 수 있는 호날두나 베일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루카스 바스케스의 기용이다. 바스케스는 분명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폭넓은 활동량이 강점인 선수지만, 호날두가 없는 지금 상황에서 그리 좋은 선수가 아니다.
바스케스는 호날두나 베일처럼 직선적으로 빠르게 돌파하고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슈팅을 구사하는 선수들과 호흡이 좋지만, 아자르 같은 유형의 선수와는 잘 맞지 않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자르가 아닌 지단이 몇 번을 비판받아도 마땅하다. 지단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복귀한 이후 충분한 전술적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당시 레알의 성적은 좋지 못했음에도 그가 용서받았던 이유는 바로 이런 전술적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시기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존의 플랜 A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아자르가 왔지만, 지단은 아자르를 위한 세부 전술이나, 개인 전술을 아직 완전히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