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아자르는 왜 레알에서 부진하고 있을까

왼쪽 측면의 문제

 

아자르는 왼쪽 측면에 배치된다. 필자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칼럼을 통해 레알의 왼쪽 문제를 지적했다. 왼쪽은 레알의 생명 줄이나 다름없지만, 동시에 가장 복잡한 곳이다. 왜냐하면, 이쪽에서 뛰어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왼쪽에서 뛰는 선수들은 아자르를 포함해 다음과 같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마르셀로, 페를랑 망디, 토니 크로스, 이스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고에스 등이다. 매우 많은 선수가 왼쪽에서 뛰고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이곳에서 발휘된다.

 

아자르는 자유롭게 써야 본인의 플레이에 장점을 발휘하는 선수다. 그러나 팀에서 동선이 겹치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역할 분배가 아직 불명확하다. 현재까지는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뛰어야 본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든다.

 

또한, 왼쪽은 레알의 빌드업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기존의 로스 블랑코스(레알의 애칭)의 빌드업은 최후방에서 라모스가 공을 몰다가 하프라인에서부터는 크로스가 공격을 전개한다. 이 과정에서 마르셀로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와 공을 주고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점까지 공격해 들어간다.

 

그만큼 라모스와 마르셀로, 크로스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공을 소유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그러나 아자르처럼 공을 많이 쥐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이런 방식의 빌드업이나, 패스 플레이 자체가 그의 장점을 억압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아자르는 첼시 시절 꾸준하게 평균 5~9% 이상의 볼 소유권을 가졌지만, 레알 이적 이후에는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가 5% 이상의 볼 소유권을 잡은 적은 지난 클럽 브뤼헤 KV전이 처음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왼쪽 측면에서 아자르뿐만 아니라 라모스와 마르셀로, 크로스 등의 역할과 비중에 변화를 줘야만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할 경우 후방 빌드업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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