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는 발렌시아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여기에 얽힌 일화가 있다. 13세기 당시 스페인은 이슬람 세력을 상대로 ‘레콘키스타’ 운동이 한창이었다. 카스티야 ‧ 레온 왕국과 아라곤 왕국, 나바라 왕국 등 가톨릭 왕국들은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는 데 열중했다.
당시 카스티야 ‧ 레온 왕국의 국왕이었던 페르난도 3세는 이베리아반도 내의 이슬람 세력을 격파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라곤 왕국의 차이메 1세는 ‘정복왕’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훌륭한 정복 군주였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차이메 1세는 이후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르며 국토를 회복했다. 당시 발렌시아는 가톨릭과 이슬람 세력이 치열하게 싸움을 주고받는 곳이었다. 스페인의 영웅 중 한 명으로 추앙받는 ‘엘 시드’인 로드리고 디아스가 1094년에 발렌시아를 정복했다.
하지만 1099년에 엘 시드가 무라비트 왕조와의 전투 도중 화살을 맞고 전사하면서 발렌시아는 약해졌다. 결국, 3년 후 발렌시아는 다시 함락됐고 이슬람 세력의 통치를 받았다. 이후 시간이 흘렀고 1238년에 아라곤 왕국의 국왕인 차이메 1세가 군대를 이끌고 발렌시아를 다시 정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