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선수 시절 납치당했던 이들

또 다른 선수로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인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있다. 1963년에 레알 선수단은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렸던 라 페케나 코파 델 문도에 참가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런데 이때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정치가 혼란스러웠던 까닭에 정부군과 반란군 사이에서 충돌이 잦았다.

 

경기 후 디 스테파노는 호텔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런데 다음날 디 스테파노의 방에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디 스테파노가 마약밀매 혐의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경찰서까지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놀란 디 스테파노는 급하게 이들을 따라나섰는데, 그들은 경찰이 아닌 납치범이자 동시에 민족해방 무장운동가들이었다.

 

이들은 디 스테파노에게 안전을 약속했고 심지어 몸값까지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들이 디 스테파노를 납치했던 이유는 단 하나, 베탄쿠르트 대통령을 위협하기 위함이었을 뿐이었다. 민족해방 무장운동가들은 디 스테파노에게 불안감을 없애주기 위해 그와 카드놀이를 하거나, 체스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디 스테파노가 납치당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져갔다. 사흘 후 디 스테파노는 풀려났다. 이후 디 스테파노는 스페인 대사관에서 보호를 받았다가 귀국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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