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인 세르히오 라모스는 축구계를 대표하는 ‘카드 수집가’다.
라모스는 라리가 통산 20회 퇴장을 기록했다. 이는 라리가 역사상 최다 퇴장 기록이다.
라리가에서 라모스가 이처럼 많은 퇴장을 기록했던 이유는 그의 플레이 성향 때문이다. 라모스는 엄청난 적극성을 바탕으로 한 경합과 압도적인 신체 능력, 그리고 헤더를 바탕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수비 방식을 취한다.
이런 방식으로 수비할 경우 상대 공격진의 압박은 생각만큼 쉽게 풀리지 않는다. 최전방에서부터 상대의 볼 순환이나, 공격 흐름을 확실하게 끊어낼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공중볼 상황에서 상대에게 쉽게 제공권을 내주지 않기 때문에 상대의 공격 전술을 어느 정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즉, 예상치 못한 변수를 안겨주는 셈이다.
문제는, 라모스가 워낙 적극적인 성향이 강하기에 상대와 경합하는 과정이 많아질수록 파울을 범하는 횟수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라모스는 팀의 공격 전개에 가담하는 비중이 큰 수비수다. 여기에 마르셀로나 알바로 오드리오솔라처럼 수비력이 부족한 풀백들의 약점을 커버해줘야 하다 보니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거친 성향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즉, 카드를 받지 않는 게 이상하다.
또한, 과거 레알에는 라모스처럼 우월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던 페페가 파트너였기에 라모스가 수비에서 부담하는 적극성이나 과감한 플레이가 지금보다 적었다.
하지만 파트너인 라파엘 바란은 라모스처럼 적극적으로 수비하기보다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수비하는 선수이다 보니 라모스가 예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상대와 경합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불필요한 파울을 범하는 라모스다.
특히, 지금의 레알은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가 생각만큼 많지 않다. 2015/2016시즌까지만 해도 가레스 베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모스, 페페 등 다양한 선수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우월한 제공권을 바탕으로 득점했지만, 지금 로스 블랑코스는 제공권을 바탕으로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예전보다 적다. 그만큼 점프력이 높고 적극성이 강한 라모스가 공격에 많이 가담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파울을 범하기도 한다.
즉, 라모스는 많은 카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그러나 놀랍게도 라모스는 이제까지 스페인 대표팀에서 단 한 번도 퇴장을 받은 적이 없다. 심지어 경고 누적 퇴장도 없다. 라모스는 대표팀에서 총 21장의 경고를 받는 데 그쳤다.
그렇다고 대표팀에서 적은 경기를 소화했던 것도 아니다. 무려 165경기를 출전했다. 스페인에서 라모스보다 더 많은 경기를 출전한 선수는 167경기를 소화한 이케르 카시야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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