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요렌테와 레길론은 왜 지단의 선택을 받지 못하나

위치 선정이 취약한 요렌테

 

레알의 경기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요렌테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할 것이다. 요렌테는 분명 볼 배급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그리고 공을 탈취한 이후 공격으로 전개하는 능력에 확실한 강점이 있다.

 

여기에 그의 롤 모델인 사비 알론소처럼 후방에서 패스를 통한 빌드업에 능하다. 만약 요렌테가 10년만, 아니 6년만 더 빨리 등장했다면 그는 지금쯤 레알에서 주전 자리를 꿰찼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위치 선정 능력이다. 요렌테는 공을 가지고 플레이하는데 능한 선수지만,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이 썩 좋지 않다. 그만큼 본인이 어느 정도 공을 만지면서 동료들에게 패스해야만 하는데, 공이 없으면 이런 장점들이 살아나지 않고 오히려 약점이 노출된다. 상대의 패스 길목을 예측하거나, 역습을 차단하는 움직임에서 약점이 있다.

 

결정적으로 레알의 미드필더들은 치명적인 결점이 있는데, 선수들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정적이다. 공을 받기 위해서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는 선수라고는 페데리코 발베르데뿐이다.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 이스코, 요렌테 모두 공을 운반하거나, 공격을 전개하는 데 강점이 있다.

 

비슷한 성향의 미드필더들을 배치하면 공격 전개가 오히려 답답해진다. 발베르데가 지단 체제에서 중용 받을 가능성이 큰 이유는 그가 가진 장점들이 현재 미드필더들에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렌테는 다르다. 이미 빌드업을 전개하는 데 강점이 있는 크로스가 있는 상황에서 요렌테를 기용할 경우 역할이 겹칠 뿐만 아니라 중원에서 생산력 역시 떨어질 수 있다.

 

물론, 공을 점유하는 부분에서는 크로스와 요렌테가 함께 기용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정적이며, 수비 상황에서 약점이 있기에 공을 점유하고 공격을 전개하는 것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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