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세리에 A

피오렌티나, 5조 2천억 원의 자산 보유한 자본가에 인수 임박…세리에 판도 바꿀까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과거 세리에 A 전성기인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는 인터 밀란과 AC 밀란, 유벤투스, SS 라치오, AS 로마, 파르마, 그리고 AC 피오렌티나 등 7개 구단이 스쿠데토 우승 경쟁을 벌였다. 오늘날에는 이 기간을 ‘세리에 A 7공주’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이후 많은 구단이 경영 문제를 겪었다. 피오렌티나는 파산했다가 재창단됐다.

 

현재 세리에A는 과거 7공주 시절만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유벤투스가 리그 8연패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굳힌 지 오래다. 이제까지 비안코네리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던 SSC 나폴리와 로마도 이번 시즌에는 과거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국 최대 민영 기업 중 하나인 쑤닝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인테르도 아직 유벤투스의 우승 경쟁을 저지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엘리엇이 소유하고 있는 밀란은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다.

 

비록 외국 자본을 등에 업은 두 밀라노 구단이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막대한 외국 자본은 여전히 특정 팀의 독주를 바꿀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미국 언론 ‘뉴욕 타임스’는 미국 억만장자인 로코 콤미소가 조만간 피오렌티나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만 70살이 되는 콤미소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지만, 12살에 미국 이민을 선택했다. 44억 달러(약 5조 2,272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콤미소는 과거 펠레와 프란츠 베켄바워가 뛰었던 뉴욕 코스모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콤미소는 JP 모건 체이스와 함께 피오렌티나 인수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델라 벨라 가문의 대표를 만났다고 한다. 구단의 인수 비용은 약 1억 5,000만 달러(약 1,782억 원)로 추정되며 빠르면 월요일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인수가 확정될 경우 피오렌티나는 밀란과 로마, 볼로냐 FC 1909, 그리고 세리에 B에 있는 베네치아 FC에 이어 미국 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다섯 번째 이탈리아 구단이 된다.

 

콤미소는 과거 밀란 인수를 시도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러나 로쏘네리 인수에 실패하자 피오렌티나를 인수하기로 했다.

 

피오렌티나가 미국 자본을 등에 업는다면, 지금보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리에 A의 변화를 이끌 수도 있다. 현재 세리에 A 구단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본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새로운 자본이 들어올 경우 이런 고민거리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가능성이 있다. 거대한 자본은 전력 보강으로 연결되며,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해도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법이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피오렌티나가 다음 시즌 세리에 A에 남아있어야 한다. 현재 피오렌티나는 승점 40점으로 리그 15위다. 18위 제노아 CFC와 격차는 승점 3점밖에 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최종전 결과가 더 중요해졌다.

 

아무리 콤미소가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싶다고 해도 피오렌티나가 세리에 B로 강등된다면 현재 선수단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다. 동시에 전력 보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피오렌티나는 팀의 에이스인 페데리코 키에사가 유벤투스와 인테르 이적에 강하게 연결되고 있는 상황. 피오렌티나가 1부 리그에 살아남는다면, 키에사가 잔류할 확률은 늘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면 서로 작별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