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스페인 축구의 위기, 네덜란드의 강세, 그리고 이탈리아의 반격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탈리아 역시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아주리 군단의 최대 소득은 공격에서 세바스티아노 에스포시토와 로렌조 콜롬보 등 좋은 자원을 많이 얻었다는 점이다. 특히, 에스포시토는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이탈리아 축구 팬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

 

단순히 공격만 좋았던 게 아니다. 수비에서는 로렌조 피롤라와 크리스티안 달레 무라 같은 선수들이 등장했다. 막강한 수비력과 높은 골 결정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그 역량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탈리아 선수들은 올해 만 17살이 되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뛰어난 피지컬을 갖췄고, 기술적으로도 훌륭하다. 요 근래 본 세대 중 가장 기대되는 세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탈리아는 중원이 아쉬웠다. 결승전에서 네덜란드에 무기력하게 패했던 가장 큰 원인은 수비수들의 실책도 있지만, 중원에서의 약함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이는 네덜란드가 매우 강했다는 점도 고려해야만 한다.

 

관건은 세리에A 구단들이 얼마나 이들 유소년 선수들을 중용하느냐다. 이번 대회에서 차출된 이탈리아 유소년 선수들은 주로 인터 밀란과 유벤투스, 아탈란타 BC 소속의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팀은 아탈란타뿐이다.

 

세리에A는 폐쇄적이고 유소년 선수들에게 기회를 잘 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특히, 인테르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유소년 시스템을 갖췄음에도 정작 유소년 선수를 쓰지 않는다. 인테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다른 곳에서 평범한 알을 사고 있다.

 

인테르를 비롯한 다수의 세리에A 구단들은 자기들이 육성한 유소년 선수들을 신뢰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만 한다. 그러나 보수적인 세리에A 감독들은 이들의 재능을 신뢰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선수들을 데려온다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이런 흐름을 바꾸지 않는 한 이탈리아 축구의 부활을 꿈꾸기는 어렵다.

 

[사진 출처=UEFA 공식 홈페이지,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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