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충성’을 요구하면서 ‘충성’을 배신하는 시대

엠마뉴엘 아데바요르는 2009년 아스널을 떠나 고액 주급을 약속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다

스포츠계가 전체적으로 비즈니스적인 관점이 커지면서 언제부터인가 선수들은 인격체가 아닌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용 가치가 떨어지면 가차 없이 버려진다. 자연스럽게 원 클럽 맨이나, 한 클럽에서 5년 이상 뛰는 것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임에도 구단과 팬들은 선수들에게 조건 없는 ‘충성’을 요구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이적하면 ‘배신자’나 ‘돈밖에 모르는 가롯 유다 같은 놈’이라고 비판하는 시대가 됐다. 그들이 라이벌 구단으로 이적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분명 어떤 선수는 이전 소속팀의 재정 문제 때문에 떠나기 싫어도 새로운 팀으로 떠나야만 한다. 그러나 이 선수가 그 팀에 계속 있고 싶지 않다면? 그때 당신은 이 선수에게 ‘충성심이 없다’라고 말할까. 만약 그 선수가 이전 팀이 그립거나, 지금 뛰고 있는 팀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혹은 가족 문제로 그 팀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쳐도 말이다.

 

또 어떤 선수는 어릴 때 가난하게 살았던 탓에 경제적 순위가 최우선 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엠마뉴엘 아데바요르처럼 자선 사업에 들어가는 돈을 자비로 부담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 선수들에게는 경제적 조건이 우선이다. 특히, 프로의 본질은 경제력인 만큼 이 부분에서 한없이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런 부분을 무시하고 돈을 우선시하면 ‘충성심이 없다. 돈밖에 모른다’ 같은 말을 한다.

 

또 다른 선수는 어렸을 때 자신이 뛰고 싶었던 팀에서 오라고 제안하면, 그 팀으로 이적하고 싶어서 이적을 요청한다. 그러나 구단은 “너는 우리와 계약이 맺어져 있으니, 이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않는 이상 보내주지 않을 거야”라며 강압적으로 나선다. 이 과정에서 몇몇 선수는 구단을 존중해 잔류하지만, 어떤 이들은 훈련 불참이라는 강수를 둔다. 그리고 이적을 성취하는 선수들은 엄청난 비판을 받는다.

페이지 2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