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공격 상황에서의 전술적 문제
물론, 공격에서의 재능은 여전히 마르셀로가 레길론보다 더 우위다. 레길론이 돌파력 자체는 좋을지 모르지만, 마르셀로와 달리 동료들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른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더 많은 선택지와 공간을 안겨줄 수 있음에도 마지막 선택지에서 아쉬움이 큰 선수이기에 마르셀로만큼 다양한 공격적 선택지를 가져다줄 수 없다.
문제는, 공격 상황에서 솔라리의 전술이다. 솔라리는 상당히 클래식한 측면 공격을 선호한다. 이전의 카를로 안첼로티와 지네딘 지단, 그리고 훌렌 로페테기 감독인 경우 측면에서부터 공격을 풀어나가기보다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특히, 지단은 하프라인을 넘어서야 공격을 전개했다. 문제는, 공격이 상당히 높은 지점에서 형성됐기에 상대가 대응할 시간을 충분히 내줌과 동시에 측면에서 가져갈 수 있는 선택지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이런 전술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단은 연계 능력에 강점이 있는 카림 벤제마를 주로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키면서 마르셀로와 함께 다양한 부분 전술을 가져갔다.
그러나 지금의 솔라리 체제에서는 공을 점유하는 유형의 전술보다는 측면에서 공을 잡고 곧바로 상대를 돌파하는 공격 방식을 선호한다. 이 과정에서 돌파에 능한 비니시우스와 레길론이 중용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공격 전술의 변화로 인해 마르셀로의 비중이 줄어들게 됐다. 마르셀로는 곧바로 상대를 돌파하는 부분에서 강점이 있기보다 측면에서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으면서 경기를 조립하다가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본인이 직접 공을 몰고 상대 수비진으로 돌격하거나, 공격진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유형의 선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술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마르셀로의 강점 역시 두드러지지 않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마르셀로의 강점을 살리려면 솔라리가 비니시우스의 역할을 조정해주든가 해야만 하는데, 카스티야 시절부터 지켜본 솔라리의 전술적 능력을 고려해도 지단처럼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해주거나, 유프 하인케스 감독처럼 선수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능력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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