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은 프랑스 마르세유의 빈민가인 라 카스테얀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마르세유의 우범 지역이자 높은 실직률로 악명이 높았다. 지단은 알제리의 카빌리아 혈통인데, 그의 아버지인 스마일 지단은 1953년 알제리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파리에 정착했다가, 생계를 찾기 힘들어 마르세유로 이주했다. 지단의 아버지는 백화점의 창고지기이자 야간 경비원으로 야근을 했고, 어머니인 말리카는 전업주부로 일했다.
혈통 문제는 지단을 평생 따라다녔다. 선수 시절 지단이 가장 참지 못했던 일은 바로 자신의 혈통과 가족들이었다. 평소 말이 없고 과묵하기로 유명했던 지단은 자신이 첫 프로 무대에서 활동했던 AS 칸 시절부터 해당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구단은 지단이 해당 문제로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을 때 원색적이고 민감해지며,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단은 자신의 출생 신분을 모욕한 상대를 주먹질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자신이 알제리계 프랑스인이라는 이유로 양쪽 문화에 걸쳐있었던 점과 라 카스테얀의 빈민가에서 성장했던 과거로 인해 자기분열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AS 칸에서 지단을 발굴했던 장 바로는 지단이 분노를 조절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지만, 이후에도 지단은 경기장에서 모욕적인 언행을 들으면 곧잘 공격적인 행동을 취했다.
이후 지단은 지롱댕 드 보르도와 유벤투스 FC,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선수 경력 내내 상술했던 자신의 혈통 문제가 그를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