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국내 축구

‘우루과이전 D-1’ 이번에는 인종 차별 논란이 없길 바라며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최근 2년 동안 대한민국 축구계는 인종 차별 논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에드윈 카르도나가, 지난달 칠레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칠레 대표팀의 카를레스 아랑기스가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 모두 남미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팀은 오는 12일과 16일에 우루과이와 파나마 등과 A매치 일정을 치른다. 공교롭게도 우루과이는 1년 전 국내에서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당사자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바로 페데리코 발베르데다.

 

발베르데는 레알과 우루과이에서 가장 촉망받는 미드필더 유망주다. 뛰어난 패스 능력과 넓은 시야, 그리고 수비적인 기술력이 좋은 유망주다. 워낙 잠재력이 좋은 선수다 보니 과거 레알에서 맹활약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도 레돈도의 후계자를 드디어 찾았다는 평가도 있었다. 2000년에 레돈도와 결별한 이후 그의 후계자를 찾지 못했던 레알 입장에서는 발베르데의 등장이 한없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필자 역시 지난해 대한민국에서 개최했던 U-20 청소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출연했던 팟캐스트에서 우루과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로 발베르데를 뽑았을 정도였다. 그만큼 발베르데는 엄청난 기대를 받는 선수다.

 

그러나 발베르데를 바라보는 대한민국 축구 팬들의 시선은 썩 좋지 못하다. 바로 청소년 월드컵에서 인종 차별 논란의 주인공이었기 때문.

 

지난 청소년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페널티 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던 발베르데는 득점 직후 검지로 눈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며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듯한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우루과이 선수단이 단체로 인종차별을 연상시키는 세레머니를 펼치자 논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식을 줄 몰랐다.

 

이에 발베르데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한국어로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논란은 식지 않았다. 이후 이 선수는 베네수엘라와 이탈리아와의 승부차기에서도 도발적인 세레머니를 펼쳤다.

 

논란의 주인공이었음에도 발베르데는 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발베르데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발베르데의 SNS 계정을 찾아가 한국어로 그를 비판하는 이들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팀은 지난 2년 동안 남미 국가들과 평가전을 치를 때마다 인종차별 논란을 겪었다. 좋든 싫든 경기장 내외에서 우루과이 대표팀의 언행에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발베르데를 향한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따가울 테다.

 

과연 이번 우루과이전에서는 다른 남미 국가들과 평가전을 치렀을 때와는 달리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