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플레이 성향 자체의 문제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로 필자는 호드리구의 플레이 성향을 지적하겠다. 호드리구는 네이마르처럼 다양한 기술력을 갖췄다. 특히, 유연한 드리블 능력은 또래 선수 중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다재다능한 선수이다 보니 스코어러보다 플레이 메이커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선수다.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와 연계 능력, 그리고 타고난 기술력은 훗날 레알은 물론 브라질에 큰 보탬이 될 테다. 상대를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선수다.
문제는, 바로 과감성이다. 10대 시절 네이마르는 본인이 공을 잡으면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기술력은 뛰어났지만, 무리한 돌파를 자주 시도하다 보니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산투스 시절 네이마르는 “이기적이다”라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그런 적극적인 플레이 성향은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하도록 해줬다. 성인이 된 이후 네이마르는 다양한 기술과 공격 패턴을 갖추며 상대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아지면서 매우 위협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반면, 호드리구는 네이마르와는 다르다. 유연한 드리블 돌파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강점이지만, 너무 안정감을 추구하다 보니 그 나이 때 네이마르처럼 본인의 껍데기를 깨려는 시도가 많지 않다. 상대의 파울을 얻어내는 능력은 훌륭하지만,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라서 그런지 상대가 자신의 움직임을 압박해오면 그에 맞서기보다 피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슈팅 시도도 많지 않다. 이번 시즌 브라질 리그에서 시도한 슈팅 숫자는 경기당 평균 1.5개에 불과하다.
이는 네이마르뿐만 아니라 비니시우스와 사뭇 비교되는 부분이다. 비니시우스는 플라멩구와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에서 본인이 공을 잡으면 무언가를 해보려는 시도가 많았다. 여기에 타고난 신체 능력과 운동 능력이 워낙 출중하기에 공을 완전히 키핑하지 못해도 타고난 주력과 유연함으로 이를 극복하는 데 능하다.
특히, 영웅 본능을 가졌다 보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어떻게든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타개하려는 적극성이 강점이다. 슈팅의 정확도가 높든, 낮든 어떻게든 슈팅을 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돌파하는 성향이 강했다.
그렇다 보니 비니시우스의 피지컬 능력과 슈팅 능력, 그리고 돌파력은 예전부터 빠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더니 끝내는 플라멩구 1군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이 만 18살 밖에 안 된 브라질 소년에게 카스티야는 한없이 작은 무대다. 경기를 보면 ‘이렇게 잘하는데 3부 리그에서 얼마나 더 증명해야만 하는가’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호드리구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할 줄 아는 것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다재다능한 선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특정 부분에 확실한 강점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재다능하다는 건 할 줄 아는 게 많다는 거지 어느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한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호드리구의 기술력은 훌륭하지만, 지금처럼 소심한 경기 운영을 이어간다면 더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으로 완성도는 높지만, 상대 수비수들을 상대로 기술을 활용하는 공격 패턴이나 방식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국, 호드리구가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려면 선수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직접 본인의 한계점을 극복해야만 한다. 프로 세계는 냉정한 곳이다. 특히, 레알은 유망주에게 자비로운 구단이 아니다. 호드리구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는 과거 촉망받았던 유망주 중 한 명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호드리구는 아직 만 17살밖에 되지 않았다. 뻔한 이야기지만, 그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의 미래가 달라지리라.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산투스 FC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