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무엇이 문제인가
그렇다면 호드리구가 처한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뽑는 호드리구의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체력 문제다. 이번 시즌 호드리구는 1군에서 33경기를 출전해 총 2,576분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78분에 달한다.
브라질 리그는 매우 거칠다. 수비수들은 상대 선수의 무릎을 향해 거친 태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만큼 선수들의 부상 빈도가 높으며, 이런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네이마르처럼 본인이 당한 파울의 강도보다 일부러 더 크게 넘어지는 성향이 강하다.
몸에 받는 충격이 커지면 그만큼 체력 소모도 심한 법이다. 이 브라질 유망주는 아직 만 17살밖에 안 된 어린 선수다. 신체적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완성되지 않았다. 이런 선수가 성인 선수처럼 1군에서 꾸준하게 90분을 출전하는 건 쉽지 않다. 그동안 산투스가 팀의 상황 때문에 제대로 휴식을 주지 못했던 문제가 후반기에 들어서야 나오는 듯하다.
두 번째, 감독이 바뀌었다. 이번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진 산투스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감독 교체를 했다. 올해 부임한 자이르 벤츄라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지난 7월 23일에 경질됐고 과거 CR 플라멩구와 플루미넨시, SE 파우메이라스 등 브라질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쿠카 감독을 선임했다.
쿠카는 지난 2008년에 산투스를 지휘했던 경험이 있다. 당장 성적을 내야만 하는 산투스 입장에서는 쿠카처럼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 필요했다. 특히, 쿠카는 파우메이라스 감독 시절 현 맨체스터 시티 FC의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를 키워냈다. 성적 향상과 호드리구의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원했던 산투스에 가장 적합한 감독이 아닐 수 없었다.
문제는, 산투스의 성적은 향상됐지만, 정작 호드리구가 부진에 빠졌다. 포지션 변경이 결정적이었다. 그동안 호드리구는 주로 왼쪽 측면이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었다. 그러나 쿠카가 부임한 이후부터는 주로 오른쪽 측면에서 뛰고 있다.
그렇지만, 오른쪽 측면에서 호드리구는 왼쪽 측면만큼 잘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왼쪽 측면과 중앙이 익숙했기에 오른쪽 자리는 그에게 아주 낯설어 보인다. 여기에 앞서 거론한 체력 문제가 발목을 잡히면서 상대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가는 걸 주저하는 모습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