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로페테기는 페예그리니의 전철을 밟을까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하다

 

‘마르카’와 ‘아스’를 비롯한 다수의 스페인 언론은 로페테기가 구단에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중앙 수비수 영입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 선수들은 바로 발렌시아 CF의 호드리고 모레노와 FC 바이에른 뮌헨의 티아고 알칸타라 등이었다. 두 선수는 청소년 대표팀 시절 로페테기의 지도를 받았고 성인 대표팀에서도 밀접한 관계였다.

 

하지만 레알 경영진은 로페테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티아고를 영입하면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다니 세바요스 같은 미드필더 유망주들에게 적절한 출전 시간이 부여될 수 없었다는 점과 티아고가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결정적이었다. 호드리고는 발렌시아 경영진이 선수의 바이아웃 금액인 1억 2,000만 유로(약 1,555억 원)을 원했던 반면,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이 6,000만 유로(약 778억 원) 이상 투자할 마음이 없었다.

 

원하는 선수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로페테기는 과거 페예그리니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페예그리니는 자신의 전술에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와 아르연 로번이 적합하다는 이유로 두 선수의 잔류를 원했지만, 페레즈는 당시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던 이 둘을 매각했다. 스네이더르와 로번이 전임자인 라몬 칼데론의 ‘오렌지 컨넥션’을 대표하는 선수였기에 이들이 정리될 수밖에 없었다는 정치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최소한 페예그리니 시절에는 감독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사비 알론소, 카카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로페테기는 그가 원해도 선수 영입이 거의 없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야신 상을 받은 티보 쿠르투와와 안드리 루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같은 유망주들 정도가 합류하는 데 그쳤다.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지 않거나, 그 선수가 팀에 없으면 시즌을 운영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특히, 프리미어 리그보다 우승 경쟁팀이 적은 라 리가일수록 승점 1점에 따라 우승팀의 향방이 갈린다. 두꺼운 선수단을 갖추는 구단일수록 우승 경쟁에서 유리하다.

 

다행히 백업 공격수로 세비야 이적이 유력했던 마리아노 디아스를 재영입하며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로페테기의 레알은 전력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수비진인 경우 중앙 수비수의 숫자가 적다. 세르히오 라모스와 라파엘 바란, 나초 페르난데스, 헤수스 바예호가 있지만, 바예호는 잦은 하체 부상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기에 거의 없는 선수나 다름없다. 사실상 라모스와 바란의 백업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는 나초뿐이다.

 

바란 역시 종종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곤 한다. 올해 만 32살에 접어든 라모스의 장기적인 대체자는 물론, 휴식을 줄 수 있는 중앙 수비수가 없다. 영입이 없다면, 레알 카스티야의 중앙 수비수 하비 산체스와 마누 에르난도 같은 유소년 선수들의 승격 가능성도 있다.

 

레알의 최대 강점인 중원은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합류했지만, 벤치 멤버인 마테오 코바시치가 첼시로 떠나면서 지네딘 지단 감독만큼 다양한 전술적 선택지를 가지지 못하게 됐다. 특히, 팀의 핵심인 루카 모드리치의 노쇠화를 어떻게 대비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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