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스페인 축구 협회가 루이스 엔리케 전 FC 바르셀로나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엔리케가 무적함대를 이끌 선장으로 결정되자 일각에서는 환영의 의사를 보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불안한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스페인 축구 협회는 엔리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분명히 스페인은 맨체스터 시티 FC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을 비롯해 젊고 뛰어난 감독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대표팀을 맡기에는 너무 젊고 꾸준하게 변화를 추구한다. 선수 선발을 비롯해 여러 제약이 있는 대표팀보다 좀 더 자유롭고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클럽 감독이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위약금 문제 등 경기 외적인 부분도 고려해야만 한다. 약 한 달 후 리그가 개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클럽을 맡는 감독들은 자연스레 후보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감독 후보는 무직인 키케 플로레스와 미첼 곤잘레스, 페페 멜, 그레고리오 만사노 같은 이들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플로레스와 미첼이 감독직을 거절했다. 멜과 만사노는 대표팀을 이끌기에는 많은 것이 부족하다. UD 라스 팔마스의 파코 헤메스 감독이 과거 비센테 델 보스케의 후임으로 거론된 데 이어 이번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유력한 후보는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스페인 대표팀에는 세르히오 라모스를 비롯해 스타 플레이어가 많다. 이들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감독의 업적이 뒷받침돼야만 한다. 엔리케는 바르사 시절 MSN 라인에 의존한다며 전술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어쨌든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던 적은 없다. 여기에 부임 첫해 숙적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했다.
또한, 선수 시절 레알과 바르사에서 모두 뛰었던 독특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표팀 선수로 총 세 차례의 월드컵에 참가했다. 스타가 많은 무적함대를 이끌 수 있는 업적은 충분하다.
물론, 많은 이가 단점으로 지적했던 전술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엔리케는 AS 로마 감독 시절에도 많은 비판을 받아 끝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인물이다. 이때의 실패를 계기로 셀타 비고와 바르사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전술적인 문제점이 따라다니지 않았던 적은 거의 없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자신이 발전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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