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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대로 골 넣은 크로아티아의 비다, 경기 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외쳐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이번 대회 크로아티아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는 도마고이 비다가 경기 후 언행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시각으로 8일 새벽,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러시아와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크로아티아가 승부차기 끝에 러시아를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기사의 주인공, 비다는 연장 전반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득점을 기록해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문제의 상황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벌어졌다. 비다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코치, 오그넨 부코예비치와 동영상을 찍었는데, 카메라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쳤다.

 

갑자기 왜 우크라이나가 나오냐고 궁금할 수 있겠지만, 사실 비다는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5년 동안 우크라이나 리그의 강호, FC 디나모 키에프에서 활약했다. 비다와 함께 영상에 출연한 부코예비치도 7년간 디나모 키에프의 유니폼을 입었으며, 현재 디나모 키에프의 발칸 지역 스카우트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만 본다면 비다가 전 소속팀의 국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8강 상대이자 개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생각해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13년, 우크라이나에서 ‘유로마이단’ 사건이 벌어지며 시작된 크림반도 문제는 이듬해 러시아의 개입으로 더욱 격렬해졌다. 결국 현재까지도 크림반도에서는 내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매우 적대적이다.

 

게다가 비다의 발언인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은 우크라이나의 반러시아 세력들이 유로마이단 쿠데타 이후 자주 사용하는 구호로,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결국 비다는 러시아 언론 ‘sports.ru’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 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저 농담일 뿐이었다”라며 이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또한 “이번 승리는 크로아티아를 위한 것이었지, 정치적인 의미는 전혀 없다”라는 답변을 통해 영상의 발언이 정치적 의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다는 징계를 피할 수 없으리라고 본다. 지난 조별리그 E조 2차전, 스위스와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득점하며 ‘알바니아 독수리’ 세리머니를 했던 세르단 샤키리와 동료 그라니트 샤카는 1만 달러(약 1,117만 원)의 벌금을 부과해야 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