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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총괄 리뷰] 저 포도는 시다 말고, 여우의 꾀를 보여달라

2. 부정적인 부분

 

빛이 있다면 어둠도 있다. 이번 평가전 결과를 통해 얻었던 가장 부정적인 요소는 역시 팬들의 불신과 조소다. 조 추첨 이후 ‘죽음의 조’에 편성되면서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작아졌다.

 

하지만 이후 펼쳐진 2017 EAAF E-1 챔피언십, 유럽 원정 평가전, 국내 평가전을 통해 반전을 모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답답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시선을 뒤집는 데 실패했다. 더군다나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기대는 더욱 식었다. 이번 월드컵만큼 시작 전에 응원받지 못하는 대표팀은 없었다. 절대적인 응원 속에 나서도 모자랄 대표팀이 팬들의 불신과 비웃음 속에 월드컵에 나선다. 내부와 외부의 적 모두에게 시달릴 신태용호다.

 

그리고 매번 지적받던 수비 조직력 문제는 끝내 팬들에게 해답을 주지 못했다. 대표팀이 가장 큰 지적을 받았던 문제였다. 주전 수비수 김민재, 김진수의 이탈로 안 그래도 심각한 문제가 더 골칫덩어리가 됐다.

 

장현수를 중심으로 수비를 구축하고 있지만, 파트너가 마뜩잖다. 김영권이 경쟁에서 앞선 형국이지만, 둘의 스타일이 비슷한 점이 걸린다. 지난 월드컵 때 홍정호-김영권 조합이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지 못하고 참패를 겪었던 기억이 겹친다. 정승현, 윤영선은 장현수의 단점을 채워줄 수 있지만,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 김민재의 공백이 아쉽다.

 

월드컵에서 만날 상대는 객관적 전력상 우리보다 한 수 위다. 탄탄한 수비가 바탕이 돼야, 이변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은 불안한 수비 조직력을 가지고 러시아로 떠난다.

 

수비 조직력 문제와 연결돼 아직 우리의 베스트11이 확정되지 않은 모양새도 걸림돌이다. 대표팀의 주력 포메이션은 4-4-2지만, 스웨덴전에서는 스리백을 공언했다. 하지만 보스니아전 이후 치러진 2번의 평가전에서 신태용호는 포백을 가동했다.

 

신 감독은 계속 ‘트릭’이라며 자세한 전술을 감추고 있지만, 아직 베스트11이 정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직 최선의 전술이 나오지 않았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본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아직도 선수들끼리 경쟁 중이라면 본선에서도 실험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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