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 A매치

독일, “대승으로 자신감을 얻고자 택한 약팀”이라 평가하던 사우디에 한 방 맞다

[풋볼 트라이브=오창훈 기자] “축구계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독일 대표팀을 걱정하는 일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번 평가전 기간만 놓고 본다면, 걱정이 될 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국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펼쳐진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에서 홈팀 독일이 2:1로 진땀승을 거뒀다. 비록 독일이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할 뻔하며 어딘가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로써 독일 대표팀도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로 향하게 됐다.

 

이번 승리는 독일 대표팀이 4차례 시도 끝에 거둔 A매치 첫 승이기도 하다. 독일이 A매치 3경기 연속 무승을 거뒀던 적은 18년 전인 2000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독일은 ‘녹슨 전차’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악의 시기를 달릴 때였다. 그해 여름 열린 유로 2000에서 독일은 포르투갈, 루마니아, 잉글랜드에 1무 2패를 당하며 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비록 올해 4경기 A매치 상대가 스페인, 브라질, 오스트리아, 사우디이긴 했지만 단 1승을 거둔 점은 분명 독일로선 아쉬운 기록이다.

 

독일 대표팀이 불안하면 우리나라 대표팀에도 좋지 않다.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한 조를 이루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독일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독일이 멕시코와 스웨덴을 꼭 잡아줘야 우리나라가 희박한 확률로나마 조 2위로 16강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평가전에서 보여준 모습으로는 이 두 팀에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게 됐다.

 

한편, 독일 대표팀의 ‘베테랑’ 마리오 고메즈와 사미 케디라는 이번 경기를 통해 통산 75번째 A매치 출전을 달성했다. 케디라는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중원으로 맹활약했지만, 고메즈는 월드컵 무대와 큰 인연이 없었다. 대체로 젊은 축에 속하는 독일 선수단에서 이 두 선수는 풍부한 경험을 통해 기를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 대표팀의 훈련장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을 찾은 독일 언론 ‘스카이스포츠’의 토르벤 호프만 기자는 “약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둬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사우디와 A매치를 치른다”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사우디는 그렇게 약팀이 아니었다. 혹여나 독일이 자만에 빠졌다면, 월드컵 2연패라는 대기록은 그저 꿈에 그칠지도 모른다. 과연 독일 대표팀은 본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