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프리미어 리그

[카드 뉴스] “내가 바로 역전의 명수!” 챔스 결승에서 경기를 뒤집은 팀들

[풋볼 트라이브=류일한 기자] UEFA 챔피언스 리그는 1955년 ‘유러피언 컵’을 시작으로 세계 최고의 대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63년 동안 유러피언 컵과 챔스 결승전에서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은 사례는 얼마나 될까. 카드 뉴스를 통해 살펴보자.

말 그대로 ‘지고 있던 경기를 역전’한 팀들만 뽑았다. 선제 골을 넣고 동점을 허용했다가 재역전한 사례는 제외했다.

또한, 승부차기까지 가서 승부를 본 팀들은 정규 시간에 두 골 차 이상으로 지고 있다가 경기를 원점으로 만든 팀들만 넣었다.

1955/1956시즌: 레알 마드리드 VS 스타드 드 랭스

역사상 첫 번째 유러피언 컵 결승전.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인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와 프란시스코 헨토, 엑토르 리알 등을 앞세운 레알과 프랑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레몽 코파가 이끄는 랭스가 만났다.

랭스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내리 두 골을 넣으며 0:2로 앞섰다. 그러나 디 스테파노가 만회 골을 넣었고 얼마 후 리알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7분 랭스가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레알의 마르퀴토스가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34분 리알이 결승 골을 넣었다. 경기는 레알의 4:3 승리로 끝났다.

1957/1958시즌: 레알 마드리드 VS AC 밀란

1956년에 대회에서 우승한 레알은 3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당시 레알은 디 스테파노와 헨토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수비수인 호세 산타마리아, 그리고 프랑스 최고의 선수인 코파까지 뛰며 최전성기를 누렸다.

선제 골을 넣은 것은 밀란이었다. 후반 14분 우루과이의 축구 영웅인 후안 스키아피노가 0:0의 균형을 깼다. 이에 후반 29분 디 스테파노가 동점을 만들었다.

3분 후 밀란의 그리요가 역전 골을 넣었지만, 리알이 2분 만에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는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헨토가 결승 골을 기록하며 레알이 3:2로 승리했다.

1959/1960시즌: 레알 마드리드 VS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레알은 대회 5연패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코파가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레알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팀이었다. 이에 맞서는 프랑크푸르트는 어윈 슈타인과 디터 린드너, 그리고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때 서독 대표팀 선수였던 알프레드 파프가 있었다.

경기는 전반 18분 리차드 크레스가 선제 골을 넣으며 프랑크푸르트가 앞섰다. 그러나 10분도 안 돼서 디 스테파노가 동점을 만들었고 3분 후 역전 골을 넣었다. 디 스테파노는 한 골을 더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또한, 페렌츠 푸스카스는 4골을 퍼부었다. 경기는 레알의 7:3 완승으로 끝났다.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유러피언 컵 5연패가 이루어지던 순간이었다.

1961/1962시즌: SL 벤피카 VS 레알 마드리드

레알은 1956년부터 1960년까지 유러피언 컵 5연패를 달성한 강팀이었다. 비록 1961년에 우승을 놓쳤지만, 여전히 강팀이었다. 이에 맞서는 벤피카는 당대 최고의 골잡이 에우제비오가 있었다.

레알은 푸스카스의 두 골에 힘입어 0:2로 앞섰다. 하지만 벤피카의 조세 아구아스가 만회 골을 넣었고 도미치아노 카벰이 동점을 만들었다. 푸스카스가 역전 골을 넣었지만, 마리우 콜루나가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에우제비우가 역전 골과 쐐기 골까지 성공시켰다.

경기는 벤피카의 5:3 승리로 끝났고 이 포르투갈 구단은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그러나 벨라 구트만 감독이 떠났다. ‘구트만의 저주’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1962/1963시즌: AC 밀란 VS SL 벤피카

명장 구트만이 떠났지만, 벤피카는 대회 3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상대는 지아니 리베라와 체사레 말디니, 지오바니 트라파토니가 뛰고 있는 밀란이었다.

벤피카는 경기 시작 19분 만에 에우제비오의 선제 골로 앞섰다. 그러나 밀란은 이 포르투갈 공격수에게 더 이상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밀란의 공격수 조세 알타피니는 후반 13분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11분 후 결승 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밀란은 이탈리아 구단 역사상 첫 번째로 유러피언 컵 우승을 차지하는 팀이 됐다.

1965/1966시즌: 레알 마드리드 VS FK 파르티잔

디 스테파노가 떠난 레알은 헨토와 아마로 아만시오, 이그나시오 조코를 비롯한 자국 선수들만으로 팀을 꾸렸다. 이들은 6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다. 상대는 유고슬라비아의 최강 팀인 파르티잔이었다.

선제 골을 넣은 것은 파르티잔의 벨리보르 바소비치였다. 그러나 레알은 침착하게 공격을 진행했고 후반 25분 아만시오가 동점을 만들었다. 6분 후 페르난도 세레나가 결승 골을 넣었다.

경기는 레알의 2:1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로스 블랑코스 군단은 이후 32년 동안 유러피언 컵 우승에 실패했다.

1966/1967시즌: 셀틱 FC VS FC 인터 밀란

인테르는 당시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란데 인테르’라고 불리는 이 시기에 산드로 마촐라와 지아친토 파케티 같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또한, 감독인 엘레니오 에레라는 빗장 수비인 ‘카테나치오’ 전술을 앞세워 인테르의 유러피언 컵 2연패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인테르는 경기 시작 7분 만에 마촐라의 페널티 킥 골로 경기를 앞섰다. 그러나 후반 18분 셀틱의 토미 겜멜이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스티비 찰머스가 역전 골을 넣었다. 경기는 셀틱의 2:1 승리로 끝났다. 이는 셀틱의 처음이자 마지막 유러피언 컵 우승이다.

1969/1970시즌: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VS 셀틱

네덜란드의 페예노르트와 스코틀랜드의 셀틱이 1970년에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3년 전 결승전에서 득점한 셀틱의 겜멜이 이날 선제 골을 넣었다. 그러나 2분 후 리누스 이스라엘이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페예노르트의 오베 킨발이 경기 종료 직전 결승 골을 넣었다. 경기는 페예노르트의 2:1 승리로 끝났다.

이 우승으로 페예노르트는 네덜란드 구단 역사상 최초로 빅 이어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후 유럽을 평정한 것은 페예노르트가 아닌 요한 크루이프의 AFC 아약스였다.

1986/1987시즌: FC 바이에른 뮌헨 VS FC 포르투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포르투가 조세 무리뉴 감독 이전에 챔스 우승이 없었던 팀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포르투는 유러피언 컵에서 우승한 팀이었다.

포르투는 1987년 로타어 마테우스의 바이에른과 맞붙었다. 바이에른은 전반 25분 루드비히 쾨그의 선제 골로 앞섰다. 포르투는 전반전까지 득점하지 못했다.

그러던 후반 32분 라바 마제르가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3분 후 주라이가 역전 골을 넣으며 바이에른을 2:1로 격파했다.

포르투는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챔스 우승에 성공했다.

1998/19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VS FC 바이에른 뮌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유는 트레블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 놓고 있었다. 그러나 팀의 핵심인 로이 킨이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결장했다. 당시 맨유에는 데이비드 베컴과 리어인 긱스, 드와이트 요크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있었지만, 킨의 이탈은 뼈아팠다. 또한, 바이에른에는 마테우스와 올리버 칸, 슈테판 에펜베르크, 옌스 예레미스 같은 선수들이 뛰었다.

바이에른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마리오 바슬러의 선제 골로 앞섰다. 맨유는 동점을 만들기 위해 밀어붙였지만, 상대의 강력한 중원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는 정규 시간이 끝났고 추가 시간만 남았다.

그때 테디 셰링엄이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분 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역전 골을 넣었다. 경기는 맨유의 2:1 승리로 끝났다. 사람들은 이 경기를 ‘캄프 누의 기적’이라고 불렀고 맨유는 잉글랜드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한 팀이 됐다.

2004/2005시즌: 리버풀 FC VS AC 밀란

리버풀은 결승전에서 밀란을 만났다. 당시 밀란은 안드리 세브첸코와 카카, 파올로 말디니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고 있던 강팀이었다. 이에 많은 사람이 밀란의 우세를 점쳤다. 실제로 리버풀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말디니에게 선제 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에르난 크레스포에게 두 골을 내주며 전반전을 0:3으로 마쳤다.

그러나 리버풀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9분 제라드가 동점을 만들었다. 2분 후 블라디미르 스미체르가 추격 골을 넣었다. 그리고 4분 후 사비 알론소가 득점했다. 리버풀은 6분 만에 0:3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3:3으로 만들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서 승부가 결정됐다. 결과는 리버풀의 3:2 승리였다. 사람들은 이 경기를 ‘이스탄불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이 경기에서 진 밀란은 2년 후 아테네에서 복수했다.

2005/2006시즌: FC 바르셀로나 VS 아스널 FC

당시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었던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챔스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놓았다.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십을 우승했지만, 빅 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했던 티에리 앙리와 로베르 피레도 마찬가지였다. 데니스 베르캄프도 챔스에서의 한을 풀 수 있었다. 그러나 호나우지뉴의 바르사가 아스널의 꿈을 박살 냈다.

바르사는 전반 37분 솔 캠벨에게 선제 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아스널은 전반 18분 렌스 예만이 퇴장당한 상태였기에 수적 열세에 빠졌다.

결국, 후반 31분 사무엘 에투가 동점을 만들었다. 4분 후 줄리아노 벨라티가 결승 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는 바르사의 2:1 승리로 끝났다.

2013/2014시즌: 레알 마드리드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해당 시즌 라 리가 우승팀인 아틀레티코와 코파 델 레이 우승팀 레알이 맞붙었다. ‘마드리드 더비’로 치러진 이 경기에서 레알이 승리하면 통산 열 번째 챔스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반대로 아틀레티코가 승리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의 챔스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전반 36분 아틀레티코의 디에고 고딘이 선제 골을 넣었다. 레알은 경기 내내 아틀레티코의 수비진을 두들겼지만, 정규 시간이 다 지나도 득점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전 추가 시간 때 세르히오 라모스가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연장전 후반 5분 가레스 베일이 역전 골을 넣었다. 이후 레알은 마르셀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추가 골을 넣으며 4:1로 승리했다. 로스 블랑코스 군단은 챔스 역사상 최초로 대회에서 열 번을 우승한 팀이 됐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