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라리가

레알이 챔스에서 성공한 세 가지 비결

자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조화

 

개인적으로 뽑은 가장 큰 이유는 자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힘의 균형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대부분의 팀은 자국 선수들이 중심이었다. 과거 레알과 FC 바이에른 뮌헨, AFC 아약스 같은 구단들이 그랬다. 이런 기조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지만, 1990년대 이후 자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힘의 균형을 맞춘 팀들이 챔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날 레알의 1군 선수 24명 중 외국인 선수들은 13명이고, 자국 선수들은 11명이다. 이번 시즌 2,500시간 이상 출전한 선수들은 총 14명인데, 8명이 외국 선수들이고 6명이 스페인 선수들이다. 레알의 최고의 스타는 분명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지만, 지금의 레알 선수단은 하나의 가족과 같은 팀이 됐다.

 

물론, 레알이라고 처음부터 지금 같은 팀이 된 것은 아니다. 사실 레알은 그 어느 구단보다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1950년대 이후의 레알은 스페인 선수들의 영향력이 너무 강했다. 어떤 때는 스페인 선수들의 파벌이 형성돼서 외국인 선수들과 갈등을 빚었던가 하면 어느 때는 외국인 선수들의 힘이 너무 강해서 자국 선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기도 했다.

 

레알이 1966년 이후 무려 32년 동안 챔스 우승을 하지 못했던 원인도 따지고 보면 자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이 힘의 균형을 맞추지 못해서 생긴 부조화 때문이다.

 

2000년대 중후반에 6년 연속 16강에 탈락했을 당시에도 자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당시 레알은 구단 자체가 뤼트 판 니스텔로이와 아르연 로번과 같은 네덜란드 선수들과 곤살로 이과인과 마르셀로 같은 라틴 아메리카 선수들을 밀어주는 추세였다. 당시 레알의 유소년 선수였던 후안 마타와 호세 카예혼, 루벤 데 라 레드 같은 이들은 구단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조세 무리뉴 감독 시절에는 포르투갈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당시 “레알은 조르제 멘데스(포르투갈 출신의 슈퍼 에이전트)의 꼭두각시 구단”이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이처럼 자국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힘의 균형이 맞지 않았을 때 레알은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레알이 유럽 무대를 제패했던 1950년대와 1990년대, 2000년대 초반에는 힘의 균형이 맞춰졌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2013년이 돼서야 자국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힘의 균형과 조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페레즈는 다니엘 카르바할과 이스코, 알바로 모라타,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마르코 아센시오, 헤수스 바예호, 다니 세바요스 같은 자국 선수들을 영입했을 뿐만 아니라 가레스 베일과 토니 크로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마테오 코바시치, 마르틴 외데가르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같은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해 자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힘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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